[김형태기자] 류현진(27, LA 다저스)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2014년에는 10승과 2점대 평균자책점을 목표로 삼겠다"고 했다. 1년이 지난 현재 그의 다음 시즌 눈길은 승이나 평균자책점이 아닌 이닝수에 쏠려 있다. "200이닝을 달성하고 싶다"고 그는 했다.
왜 이닝일까.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낸 류현진은 21일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호텔 워커힐 시어터에서 열린 입국 공식 기자회견에서 "부상도 있었고, 등판 경기도 적었다. 200이닝을 던지려면 부상은 물론 조기 강판도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빅리그 2년차였던 올 시즌 류현진은 다나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2차례나 어깨 통증으로 부상자명단(DL)을 경험하는 등 쉽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 특히 다저스가 순위 싸움으로 가장 치열했던 시즌 막판 경기에 나설 수 없어 누구보다 답답했다. 포스트시즌에는 건강하게 복귀해 믿음직한 모습을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류현진의 올 시즌 성적은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한 지난해와 대동소이했다. 그러나 투구 이닝은 192이닝에서 152이닝으로 크게 줄었다. 뜻하지 않은 부상 탓에 지난해 30경기보다 4경기 적은 26경기 등판에 그친 탓이었다. 여기에 3차례나 3이닝 이하의 투구에 그치며 조기 강판된 것도 투구 이닝 감소의 또 다른 요인이었다.
야구에서 선발 투수의 기본 덕목은 결국 이닝 소화 능력이다. 등판 때마다 많은 이닝을 던져주는 투수는 팀의 '보배'로 꼽힌다. 팀의 승리 가능성을 높이면서 구원투수들의 체력 안배를 도와준다는 점에서 대대수 야구 감독들은 많은 이닝을 던져주는 투수를 좋아한다.
이른바 '이닝이터'라는 별명은 류현진에게도 낯설지 않다. 한화 이글스에서 뛴 7년 동안 그의 이닝 소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180이닝 이상 5번에 200이닝을 넘긴 적도 2번에 달한다.
데뷔 시즌인 지난해에도 류현진은 200이닝에 근접한 성적으로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칭찬을 한 몸에 받았다. 현지 언론들은 "안정적이며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는 류현진이야 말로 다저스 해외 스카우팅 능력의 결실"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뜻하지 않은 어깨 통증을 몇차례 경험하면서 그의 이름값에 비하면 다소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에 그쳤다. 이런 점을 잘 인식하고 있는 류현진은 내년 시즌 200이닝을 위해 벌써부터 절치부심하고 있다.
그는 "부상 3번을 당한 게 가장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나마 다친 기간이 크게 길지 않은 점에 만족하지만 내년에는 또 그러면 안 된다"며 "겨울 동안 어깨 관리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운동도 지난해보다 빨리 시작할 생각이다. 부상 방지 운동을 많이 할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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