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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LG·두산, 12년만에 위치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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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2년 연속 PS 진출 눈앞…두산 일방 우위 마감

[김형태기자] 권불 12년인가.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위치가 역전됐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둔 LG가 선수단 모두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반면 3년만에 가을 야구 참가가 어려워진 두산은 울상이다.

지난해 '10년 암흑기'에서 벗어난 LG와 꾸준히 강호의 면모를 유지한 두산은 함께 포스트시즌에 올라 '서울의 찬가'를 불렀다. 올해는 이와 달리 두 팀의 명암이 뚜렷하게 갈린 것이다. LG가 두산을 제치고 홀로 포스트시즌을 확정짓는다면 2002년 이후 12년만이다.

◆두산 일방 우위 마침표

지난 10년간 '잠실 야구'는 두산의 일방적인 우세였다. 2000년대 초반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혁신하며 유망주 육성에 열을 올린 두산은 2004년 3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른 뒤 가을야구의 단골 손님으로 자리 잡았다. 그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을 신호로 2005·2007·2008년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2009·2010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누구도 무시 못할 강호로 뿌리를 내렸다.

2011년 감독 사퇴 파동으로 휴지기를 가졌지만 2012년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이어 지난해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로 찬사를 받았다. 반면 강산이 한 번 바뀌는 동안 LG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김성근 감독 체제이던 2002년을 마지막으로 무려 11년 동안 한 번도 가을야구와 인연이 없었다.

"가을에 유광점퍼를 입는 게 소원"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였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묵은 한을 푼 LG는 올해에는 마침내 두산을 밀어내고 4강의 마지막 한 자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두산에 당한 11년간의 일방적인 열세에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

◆양상문 리더십 '번쩍'

시즌 초반만 해도 예상치 못한 결과다. 4월 한 달간 두 팀의 위치는 정반대였다. LG가 총체적 난국 속에 하위권으로 추락하자 4월23일 김기태 당시 감독이 전격 사퇴했다. 선수단과 팬들 모두 이른바 '멘붕'에 빠진 상태에서 가을 야구는 '먼 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5월 들어 LG는 서서히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변화의 계기는 5월11일 양상문 당시 해설위원의 감독 부임이었다. '양상문 체제'의 LG는 빠르게 정상을 되찾았고, 끈질긴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성적도 조금씩 올랐다. 4월을 9위로 마감한 LG는 5월 마지막 날인 31일 8위로 한 단게 올라섰다. 6월 들어서는 9위와 8위를 오가더니 7월3일 7위로 또 상승했다. 5위 두산과의 격차가 본격적으로 좁혀진 시점이었다.

분위기를 탄 LG는 7월29일 6위를 차지하며 두산을 등 뒤까지 쫓더니 8월1일 마침내 5위로 순위 역전을 이뤘다. 8월20일 4위로 뛰어오른 뒤에는 6일 현재까지 한 번도 그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반면 초반 상위권에 머물던 두산은 6월20일 5위로 추락한 뒤 8월19∼20일 잠시 반등했을 뿐 한 번도 4강 재진입을 이루지 못했다. 한 번 추락하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이 시즌 내내 이어졌다.

◆20년 vs 13년, 또 다른 경쟁의 시작

지난해는 LG에게 기쁨과 아쉬움이 뒤섞인 시즌이었다.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다름 아닌 두산에게 1승3패로 밀려 일찌감치 가을 야구를 마감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염원을 한 해 뒤로 미뤄야 했다.

12년 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패한 LG가 마지막으로 정상에 오른 해는 1994년. 정확히 20년 전이다. 1992년을 끝으로 22년간 '우승의 한'이 쌓인 롯데 다음으로 오래 됐다. 두산이 마지막으로 우승한 해는 13년 전인 2001년. 어떤 팀이 먼저 우승의 감격을 누릴지 점쳐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일단 올해 당장 기회를 눈앞에 둔 LG가 두산에 비해서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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