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평범한 플라이볼을 떨어뜨리기 일쑤고 동료들간 부딪히기도 한다. 투수들이 힘껏 던지는 공은 130㎞를 넘기기 어렵다. 태국 야구의 현주소다.
태국은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2014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0-15(5회 콜드게임)로 무참히 무너졌다. 양 국 간의 실력 차가 가감없이 드러난 경기였다. 그러나 태국 대표팀은 고개를 떨구지 않았다.
경기 후 태국의 도쿠나가 마사오 감독은 "한국 야구에 경의를 표한다"며 "굉장한 실력 차에도 불구하고 진지하게 임해준 것에 감사한다"고 한국 야구에 고마움을 넘어 존경심을 드러냈다. 일본인인 그는 일본에서 대학야구 감독만 30년을 넘게 한 뒤 태국에 야구의 씨앗을 뿌리고 싹을 키우는 중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태국의 선수단은 총 24명. 그 중 고교생이 4명, 사회인이 5명이다. 나머지는 대학생으로 구성돼 있다. 야구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태국의 사정을 고려할 때 당연한 선수 구성이다.
이들은 약 두 달 전부터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임했다. 그나마 토요일과 일요일로 제한돼 있었다. 학생들은 학교에, 직장인들은 직장에 나가야 했기 때문. 8월부터는 현지에 주재하는 한국 교민들이 팀을 이뤄 연습경기 상대가 돼줬다.
도쿠나가 감독은 "앞으로 5~10년이 태국 야구가 크게 변할 수 있는 시기가 될 것이다. 빨리 성장한다면 어느 정도 경기력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야구가 좋아 어쩔 줄 모르는 선수들이 많아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 정말 즐겁다"고 태국 선수들의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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