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승패는 중요치 않았다. 전력 차가 고스란히 드러나며 초반부터 일방적으로 한국 쪽으로 기운 경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설픈 가운데서도 열심히 하는 태국의 플레이에도 우렁찬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 승패를 초월한 응원전이었다.
한국과 태국이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2014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B조 예선 1차전을 치렀다. 결과는 한국의 15-0, 5회 콜드게임 승. 두 팀 간 전력 차를 생각할 때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이로써 한국은 태국을 상대로 국제대회에서 4연속 콜드게임 승리 기록을 이어갔다.
문학구장을 찾은 관중들도 승패를 초월해 경기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선수들이 안타를 치거나 득점을 올릴 때는 물론, 태국 선수들의 플레이에도 박수를 보냈다.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태국 관중들도 3루 쪽 스탠드에 자리를 잡고 자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태국은 1회말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어이없는 실수를 하는 등 한국에 안타 4개, 사사구 8개, 실책 1개를 곁들여 무려 8실점을 했다. 이번 대회 최강팀 한국을 맞아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1회가 지나고 이미 경기의 관전 포인트는 한국이 언제 콜드게임을 확정짓느냐로 변해 있었다.
2회부터 태국도 박수를 받는 플레이를 펼쳤다. 2회말 한국의 공격. 김민성과 오재원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1,2루에서 민병헌이 3-유간 빠질 듯한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태국의 3루수 클락이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걷어낸 뒤 1루로 강한 송구를 뿌려 이닝을 종료시켰다. 관중석 전체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성이 터졌다.
3회초 태국의 공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선발 김광현에게 6명의 타자가 연속해서 범타로 물러난 태국은 3회초 두 번째 투수 유원상이 마운드에 오르자 조금씩 힘을 내기 시작했다. 2회말 호수비를 펼쳤던 선두타자 클락이 우전안타를 치고 나간 것. 이어 소라홍은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0-8로 뒤지는 상황이었지만, 태국은 단 1점을 얻는데 의미를 두는 듯했다.
이어 왕비치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켜 1사 2,3루가 됐다. 마웅카셈, 피팟파요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며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한 채 이닝이 종료됐지만 태국의 안타와 도루가 나올 땐 한국 관중들 역시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승패보다 경기 자체를 즐긴 문학구장의 관중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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