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16강이 확정된 상황에서 치르는 경기라 긴장감이 다소 떨어졌다고 치더라도 플랜B를 제대로 찾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일전이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21일 경기도 화성종합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A조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라오스에 2-0로 이겼다.
이날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차전에서 부상 당한 김신욱(울산 현대), 윤일록(FC서울)을 명단에서 완전히 제외하고 김승대(포항 스틸러스), 박주호(마인츠05) 등을 후보 명단에 넣었다. 대신 이종호(전남 드래곤즈), 이용재(나가사키) 등이 선발로 나서 라오스의 골문을 공략했다.
이미 2패로 탈락이 확정된 라오스는 한국을 상대로 정상적인 공격과 수비로 맞섰다. 수비적인 경기가 아니었다. 사우디에 0-3, 말레이시아에 0-4로 패했기 때문에 한 골이라도 넣고 대회를 마감하기 위해 한국의 수비를 적극 공략했다.
깔끔한 역습으로 한국을 당황시키기도 했다. 특히 전반 15분 세야보누쏘 빌라얏의 돌파로 골키퍼 노동건과 일대일로 맞서는 상황을 내줬을때는 그야말로 아찔했다.
한국은 70-30 정도의 압도적인 볼 점유율로 라오스를 힘들게 했지만 효율적인 축구는 하지 못했다. 볼을 너무 끌다가 라오스의 몸을 던지는 수비에 막히기 다반사였다. 공중볼 싸움에서도 투지 넘치는 라오스의 의지에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슈팅 정확도는 더욱 아쉬웠다. 전반 한국은 슈팅수 6-1로 앞섰지만 3개의 유효슈팅 중 전반 41분 이종호의 슈팅 1개 만이 골로 연결됐을 정도로 비효율적인 경기를 했다. 멋있게 공격을 하기 위해 패스로 마지막 슈팅 기회를 만들어도 각도가 나오지 않다보니 허공으로 날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이광종 감독은 1-0으로 앞서던 후반 18분 주전 김승대와 이재성(전북 현대)을 투입시켰다. 공격 연결을 매끄럽게 하자는 의도였다. 이들이 나오고 나서야 한국의 공격은 좀 더 빠른 속도로 라오스를 흔들었다. 그러나 좌우 가로지르기(크로스)만 난사됐을 뿐 창의적인 공격 전개는 보이지 않았다. 후반 교체돼 들어온 핵심 주전 김승대가 한 골을 더 넣음으로써 플랜B의 한계는 상대적으로 더 드러나고 말았다.
3승으로 조1위를 확정한 한국은 16강에서 B조 2위와 만난다. 승점 4점으로 동률인 우즈베키스탄(골득실 +3)과 홍콩(+1)이 사실상 상대적으로 약체인 아프가니스탄과 방글라데시를 상대로 골득실로 순위를 가릴 전망이다.
우즈벡을 만나면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아 부담스럽다. 홍콩이 그나마 낫다고는 하지만 국가대표 출신 김판곤 감독이 사령탑을 맡아 깔끔한 수비축구로 팀을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는 부산 아이파크에서 감독대행을 하는 등 한국 축구를 잘 안다. 촘촘한 수비를 골로 뚫어야 하는데 라오스전 2골은 너무나 빈곤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져도 플랜B가 부실한 상황에서는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16강을 편하게 치러야 8강, 4강에서 전력을 쏟을 수 있다. 과제만 한가득 얻은 라오스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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