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홀드왕 싸움에서도 불꽃이 튀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 한현희(21)와 삼성 라이온즈 안지만(31)의 치열한 경쟁이다.
열 살 차이의 두 선수는 올 시즌 홀드 1, 2위를 다투고 있다. 1일 현재 한현희가 26홀드로 1위, 안지만이 25홀드로 2위다. 3위 차우찬(삼성)은 20홀드. 남은 경기 수를 고려할 때 사실상 한현희와 안지만의 싸움이다.
한현희와 안지만 모두 '홀드'하면 떠오르는 투수들이다. 먼저 한현희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지난해 한현희는 27홀드로 25홀드를 기록했던 이동현(LG)을 제치고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12년 프로 데뷔 후 2년 만에 리그를 대표하는 불펜 투수로 초고속 성장을 보여준 모습이었다.
안지만은 통산 133홀드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까지 108홀드로 5위에 머물렀지만 올 시즌 25홀드를 추가하며 류택현(LG, 122홀드), 이상열(LG, 117홀드), 정우람(SK, 117홀드), 권혁(삼성, 112홀드)을 줄줄이 제쳤다.
한현희는 2년 연속 홀드왕에 도전한다. 지난 2000년부터 홀드 기록이 공식 집계된 이후 2년 연속 홀드왕 타이틀을 따낸 선수는 차명주(두산, 2001~2003 3년 연속)가 유일하다. 한현희에게는 흔치않은 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다.
안지만은 생애 첫 홀드왕 등극을 노린다. 통산 홀드 1위인 안지만이 아직까지 홀드왕 경험이 없다는 것은 일종의 아이러니다. 꾸준히 홀드를 쌓아왔지만 한 시즌에 가장 높은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던 것. 2005년 3위(14홀드), 2012년 2위(28홀드), 지난해 3위(22홀드)에 올랐던 것이 전부다.
둘의 소속팀 성적도 나란히 상위권이다. 삼성이 선두, 넥센이 2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삼성이 5연패를 당하며 주춤하는 사이 넥센이 삼성을 3.5경기 차로 뒤쫓고 있다. 한현희, 안지만 모두 팀 마운드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선수들. 그만큼 삼성과 넥센의 막판 선두싸움에는 두 투수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한현희가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데 반해 안지만은 기복을 보이고 있다. 7월 10경기에서 1승1패6홀드 평균자책점 1.80 피안타율 2할2푼2리를 기록하며 매서운 구위를 뽐냈던 안지만이지만, 8월 9경기에서는 1승4홀드 평균자책점 10.80 피안타율 3할2푼1리로 부진했다. 특히 8월30일 넥센전에서는 서건창에게 3점 홈런을 맞는 등 0.2이닝 3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하지만 안지만은 누구보다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삼성이 최근 몇 년 사이 '최강 불펜'이라는 위용을 갖출 수 있었던 것도 안지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현희에게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이대로 물러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앞으로 두 투수의 더욱 치열한 홀드 경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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