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철인' 이영표(37)의 은퇴 이후 마땅한 후계자를 찾지 못하던 국가대표 왼쪽 풀백에 김진수(22, 호펜하임)가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진수는 24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진스하임의 라인-네카 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와의 개막전에 호펜하임의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해 팀의 2-0 승리를 도왔다.
올 여름 이적 시장서 조용히 일본 J리그 알비렉스 니가타를 떠나 호펜하임에 입단한 김진수는 이날 공식 데뷔전이라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분데스리가에 몇 년 있었던 것처럼 편안하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큰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법했지만 스스로 즐기며 견뎌내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국가대표로 데뷔해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도 과감한 오버래핑과 수비를 보여주며 인상을 남겼던 김진수다. 브라질 월드컵 최종엔트리에도 선발됐지만 부상으로 박주호(마인츠05)와 교체돼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김진수는 월드컵 불출전이 호펜하임 이적이라는 좋은 기회로 이어졌다. 호펜하임 마르쿠스 기스돌 감독은 공격 축구를 구사한다. 한 골을 내주면 두 골을 넣고 이기는 전술을 좋아한다. 김진수 입장에서도 맞는 옷을 입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날 개막전에서도 김진수는 과감하게 중앙선 위까지 올라가는 오버래핑을 하며 공격에 적극 가담했다. 전반 35분 타릭 엘리우누시의 골에는 출발점 역할을 했다. 역습 과정에서 볼을 받은 뒤 절묘한 패스로 골의 물줄기 역할을 해낸 것이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과감한 왼발 슈팅으로 골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성공적인 분데스리가 데뷔전으로 김진수에게는 두 가지 희망이 생겼다. 대표팀 이영표의 후계자 경쟁에서 앞서는 것과 인천 아시안게임대표로서의 맹활약 예고다. 호펜하임은 김진수를 즉시 전력감으로 생각하고 영입했다. 공격 가담이나 문전으로의 가로지르기(크로스)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수비도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공중볼 경합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다.
개막전 한 경기만 뛰어 아직 성급한 판단은 이르지만 상위권 팀으로 분류되는 베르더 브레멘과의 2라운드에서도 좋은 활약을 할 경우 성공적인 분데스리가 연착륙이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윤석영(퀸즈 파크 레인저스)이나 풀백이지만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는 등 멀티 능력을 보여주는 박주호와의 이영표 후계자 경쟁에서 김진수는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브레멘전만 잘 치르고 나면 김진수는 아시안게임대표팀에 합류한다. 두 경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귀국하면 호펜하임에서의 입지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호펜하임이나 김진수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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