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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 조성환, 최영필과 특별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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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첫 홈런 친 투수가 최영필, 대학 때도 첫 홈런 인연

[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팬들로부터 '영원한 캡틴'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조성환이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경기가 끝난 뒤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당초 롯데 구단은 은퇴경기를 계획했지만 조성환이 이를 고사해 이날 은퇴식만 열렸다. 조성환은 LG전에 앞서 롯데 덕아웃을 방문했다. 선수 은퇴를 선언하기 전 1군 엔트리에 마지막으로 포함됐던 지난 5월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 이후 오랜만에 찾은 덕아웃이었다.

조성환은 팀 동료들과 인사를 나눴고 취재진과 만나 은퇴식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특별한 인연을 언급했다. KIA 타이거즈에서 뛰고 있는 투수 최영필이 조성환에게는 각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선수다.

조성환은 "1군 첫 타석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기억을 꺼집어냈다. 충암중-충암고-원광대를 거쳐 1999년 롯데 유니폼을 입은 조성환은 그 해 5월 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당시 조성환은 대수비로 나와 타석에는 서지 않았다.

첫 타석 기회는 한 달 이상이 더 지나서야 찾아왔다. 7월 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배트를 쥐고 타석에 섰다. 조성환은 "볼넷을 골라 출루했었다"고 프로 첫 타석을 돌아보며 "그런데 그 전까지 2군 경기에서 낮경기만 치르다가 1군에 와 야간경기를 가졌다. 정말 공이 하나도 보이지 않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조성환은 바로 다음날 안경점을 찾아가 안경을 맞췄다. 그는 "당시에는 어떻게 하든 기회를 꼭 잡고 싶었던 신인시절이라 그랬던 것 같다"고 웃었다. 4일 뒤인 7월 7일 조성환은 프로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지금은 철거된 인천 도원구장에서 열린 현대와 원정경기였다.

그는 "내게 홈런을 허용한 투수를 기억한다"며 "절대 잊을 수 없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조성환에게 홈런을 맞은 투수가 바로 최영필이다. 조성환은 "대학 시절 첫 홈런도 (최)영필 선배에게 뺏었다"고 했다. 최영필이 프로 입단 전 경희대를 다니고 있었을 때 원광대 신입생 조성환이 한 방으로 매운 맛을 보여줬던 것.

조성환은 "영필이 형은 여전히 현역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며 "투수로 그렇게 오랜 기간 선수로 활동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정말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최영필은 조성환과 견줘 두 살이 많은 1974년생이다. 그는 1997년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한화, SK 와이번스를 거쳐 올 시즌에는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서 공을 뿌리고 있다.

한편 조성환은 2011년 안경을 쓰고 경기에 나왔다. 안경에도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그 해 7월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홈경기에서 조성환은 대타로 나왔다. 롯데가 7-0으로 앞서고 있던 6회말 1사 1. 2루 상황이었다. 그는 김광수가 던진 4구째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3점홈런을 쳤다. 8회말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쳐냈다.

당시 조성환이 안경을 쓴 건 흐릿해진 눈의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그는 2007년 시력교정 수술을 받았다. 이후 종종 눈앞이 흐려졌다.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지만 투수가 던진 공을 정확하게 봐야하는 타자 입장이라 계속 버틸 순 없었다. 그래서 안과를 찾아 의사로부터 조언을 들었고 초점을 바로잡는 안경을 착용하고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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