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유한준(넥센 히어로즈)이 잠시 방망이를 내려놨다. 부상 때문이다. 그는 지난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9회말 마지막 타석서 사구를 맞았다.
삼성 마무리 투수 임창용이 던진 3구째 오른쪽 손목 부위를 강타당했다. 고통을 호소한 유한준은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고 손목을 부여잡았다. 넥센 벤치는 당연히 놀랐다. 덕아웃에서 트레이너가 급히 나와 유한준의 상태를 살폈다. 만약 골절이라도 됐다면 넥센 입장에선 큰 전력 손실이다.
유한준은 대주자 김하성과 교체됐다. 곧바로 팀 지정병원으로 가 정밀 검진을 받았다. 다행히 뼈나 인대에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타박상으로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공을 맞은 주변에 여전히 시퍼런 멍자국이 남아있다.
그는 11일 삼성전에서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유)한준이는 오늘 경기를 포함해 적어도 5경기 정도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1군 엔트리에서 빠지진 않았다. 경과를 지켜보고 경기 투입 여부를 살필 예정이기 때문이다.
유한준은 12일과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경기에는 일단 출전이 불투명하다. 넥센에겐 아쉬운 부분이고 롯데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유한준은 올 시즌 사직구장에서 성적이 무척 좋다. 4경기에 나와 타율 3할3푼3리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3할2푼2리)과 견줘 롯데 상대 타율은 2할3푼7리로 낮지만 사직구장에서 만큼은 잘쳤다.
하지만 넥센은 유한준이 전력에서 빠졌다고 해도 믿는 구석이 있다. 강정호 때문이다. 그는 사직구장만 오면 방망이에 힘을 잔뜩 줬다. 지금까지 4경기에 출전해 타율 4할에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롯데 투수들에게 경계대상 1호다.
또한 롯데 투수들은 넥센의 안방마님들을 조심해야 한다. 박동원과 허도환 둘 다 사직구장에서는 꽤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두 선수 모두 시즌 타율보다 사직구장 타율이 높다. 박동원은 타율 2할5푼 1홈런을, 허도환은 3경기에 나와 타율 3할3푼3리에 역시 홈런 한 방이 있다. 하위 타선에 있다고 해서 방심할 상대가 아니다.
비니 로티노와 김하성도 사직구장 성적이 좋다. 로티노는 3경기에 나와 타율 4할4푼4리를 기록했고 2루타 2개를 쳤다. 김하성은 타율 6할7푼7리로 넥센 타자들 중 가장 높다. 2루타와 3루타를 각각 한 개씩 쳤다.
반면 사직구장만 오면 작아지는 이들도 있다. 박병호와 서건창이 그 주인공이다. 박병호는 4경기에 타율 1할8푼8리로 부진하다. 눈에 띄는 건 사직구장에서 아직까지 홈런을 쏘아 올리지 못했다. 서건창도 4경기 타율이 1할7푼5리에 그치고 있다. 톱타자로 활약이 무색할 정도다.
그러나 공은 둥글고 변수는 많다. 지금까지 사직구장에서 부진했던 두 선수가 이날 어떤 활약을 할지 쉽게 단정지을 수는 없는 일이다. 박병호의 홈런포가 폭발할지, 서건창이 출루 행진으로 다이아몬드를 휘저을지 지켜보는 것도 것도 이번 2연전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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