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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의 농구 A매치가 가져다 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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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와 두 차례 평가전 매진 열기, 국제대회 유치 자신감?

[이성필기자] 여름 농구에 대한 갈망과 국가대표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한 눈에 느낄 수 있었던 8년 만의 국내 농구 A매치였다.

3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는 2014 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한국-뉴질랜드의 경기가 열렸다. 지난 29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평가전을 치렀던 양 팀은 이날도 격하게 부딪히며 재미있는 농구를 보여줬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에서 뉴질랜드가 19위, 한국이 31위였지만 순위는 무의미했다.

한국대표팀은 이미 지난 15~19일 뉴질랜드 원정 평가전을 치러 1승2패를 기록했다. 원정 당시 패배에 대한 설욕의 의미까지 있어 은근히 양 팀의 경기는 박진감이 넘쳤다. 29일 경기에서는 6천장의 티켓이 매진됐고 입석 관중까지 받아 총 6천114명의 관중이 찾아 농구 열기를 느꼈다.

이날도 마찬가지, 경기 시작과 함께 입장권이 매진됐다는 장내 아나운서의 코멘트가 나가자 관중석에서 일제히 박수가 쏟아졌다. 총 6천523명이 입장하며 농구 비수기에도 팬들의 관전 욕구가 얼마나 큰 지를 알려줬다. 평일 오후 1시 경기라 관전하기 쉽지 않은 조건 속에서 매진을 기록해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관중들은 멋진 장면이 나오면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뉴질랜드가 멋진 플레이를 연출해도 박수가 나올 정도로 경기 자체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응원 단장이 없어도 알아서 '대~한민국' 또는 '디펜스' 등을 외치며 체육관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3쿼터, 조성민이 추격을 알리는 3점슛을 터뜨리자 체육관이 무너질 정도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관중들의 몰입도는 최고였다.

한국농구연맹(KBL) 관계자는 "29일 경기보다 더 많이 왔고 일찌감치 매진됐다. 오후 1시 경기라 쉽지 않은 관전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생각 이상의 열기라서 조금은 놀랍다"라고 전했다.

농구 국가대표 경기가 국내에서 열린 것은 2006년 월드바스켓볼챌린지 이후 8년 만의 일이다. 평소 축구나 배구처럼 국가대표팀의 국내 A매치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고 국제 대회의 국내 유치도 1995년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가 마지막이어서 농구 A매치를 팬들이 직접 볼 기회는 거의 없었다.

농구 국제대회 유치가 쉽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부분은 역시 대한농구협회의 의지 문제가 최우선으로 꼽힌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아시아 예선은 중국 아니면 필리핀에서 치르는 것으로 굳어진 지가 오래다. 한국은 늘 불리한 원정 대회를 치러 출전권을 획득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국제대회를 유치하면 10억원 이상의 운영 비용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재의 대한농구협회 재정 상태로는 어림도 없다. KBL과의 협조 체계가 중요하지만 KBL은 프로를 관장하는 것만으로도 바쁘다. 농구협회의 자립 능력이 떨어지다보니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여건이다.

이날 현장을 찾은 한 농구협회 인사는 사견을 전제로 "KBL이 이미 상위 단체인 농구협회의 규모를 앞지른 상황이다. 상위 단체가 하위 단체에 손을 벌릴 수 없으니 A매치 활성화가 쉽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국제대회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도 한 몫 한다. 농구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면서 평가전을 한 번 치르려고 해도 상대팀에겐 파트너로서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외교력까지 상실해 국제 단체에서 활동할 인사를 배출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그나마 이번 뉴질랜드와의 5차례 홈, 원정 평가전은 FIBA 월드컵 출전과 인천 아시안게임 대비라는 서로의 명분이 잘 맞아 떨어진 결과다.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뉴질랜드와 정기 교류전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안다. 좋은 일이다. 체격이나 기술 등 모든 면에서 한국보다 우위다. 배울 것이 많다. 한국에서 몇 개국이 참가하는 대회를 만든다면 더 좋을 것이다"라며 국제대회 유치로 농구팬들의 잠재된 열기를 일깨우고 국제경쟁력도 동시에 강화시킬 수 있기를 바랐다.

조이뉴스24 잠실=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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