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브라질월드컵 휴식기가 끝난 뒤 재개된 K리그 클래식 구도가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K리그 클래식은 지난 5일 13라운드를 시작으로 후반기 3경기씩을 치렀다. 여유있게 승점 차를 벌리며 1위를 하던 포항 스틸러스(30점)는 어느새 2위 전북 현대(28점)와 2점 차로 줄었다.
무엇보다 전남 드래곤즈(27점)의 분전이 눈에 띈다. 전남은 지난해 강등권을 허덕이다 겨우 탈출했지만 올해는 완전히 다르다. 상위권을 유지하며 판도를 흔들어 놓고 있다. 몇 년 동안 호흡을 맞춘 선수들의 조직력이 탄탄해진데다 빠른 역습 축구로 재미를 보고 있다.
9골을 넣으며 득점 선두를 질주 중인 '광양만 루니' 이종호(22)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광양제철중, 고교 출신의 이종호는 2011년 입단 후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하며 간판 골잡이로 떠올랐다. 2012, 2013년 각각 6골을 넣었던 이종호는 이미 역대 개인 시즌 최다골을 뛰어 넘으며 두자릿수 득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종호의 장점은 힘이 좋고 공간을 파고드는 능력까지 갖췄다는 점이다. 지난 세 시즌은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였지만 하석주 감독의 조언과 집중 지도로 효율적인 축구에 눈을 떴다. 골도 특정 팀을 상대로 몰아치는 것이 아니라 한 골씩 꾸준하게 넣고 있다. 월드컵 휴식기가 끝난 뒤 3경기에서는 4골을 넣으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종호 외에도 안용우(23), 전현철(24) 등 젊은 공격진이 양념같은 골을 기록하는 등 기량이 좋아지고 있다. 포항 다음으로 가장 많은 23골을 넣으며 지난해 팀 전체 득점(24골)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 문제가 됐다.
FC서울(17점)의 상승세도 무시할 수 없다. 서울은 후반기 1승2무를 기록하며 팀이 안정 궤도에 올라서고 있다.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 2-0 승리가 결정적이었다. 플랫3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조커' 윤주태의 활약과 몰리나의 복귀 등으로 공격력이 극대화되고 있다.
서울의 상승세는 전체 판도를 흔들어 놓을 수 있다. 7위지만 6위 울산 현대(20점)와 불과 3점 차이다. 5위 수원(23점)도 얼마든지 추격 가능하다. 서울이 계속 이기며 승점을 쌓을 경우 누군가는 미끄러질 수밖에 없다.
가장 불안한 팀은 울산이다. 김신욱이 부상에서 회복해 지난 16일 FA컵 16강전에서 교체 투입됐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은 좋지 못했다. 강민수, 한상운이 상주 상무에 입대했고 박용지, 김용태 등 스피드가 좋고 결정력이 있는 공격 2선 자원들을 부산 아이파크로 보냈다. 중앙 공격수 양동현을 받았고 몬테네그로 국가대표 출신 카사도 영입했지만 허리가 너무 약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질타하느라 바쁘다. 김승규, 이용 등은 월드컵에서 복귀 후 제대로 쉬지 못해 피로가 누적된 상태로 희생하며 뛰고 있지만 빛을 내지 못하고 있다. FA컵을 포함해 4경기 1무3패의 부진함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 시급해졌다. 울산은 19일 경남FC전 결과에 따라 하위 스플릿권인 7위로 미끄러질 수도 있다.
매 라운드 결과에 따라 팀들의 희비가 갈리며 순위가 요동치고 있는 K리그 클래식이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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