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우완 영건' 임정우(23)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임정우는 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 쾌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안타 6개와 볼넷 1개를 내줬지만 삼진 6개를 잡아내며 발휘한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시즌 첫 승을 신고한 임정우는 지난 2012년 8월21일 광주 KIA전(5이닝 2실점) 이후 무려 648일만에 선발승을 맛봤다.
8전9기의 승리였다. 이날 경기는 임정우의 올 시즌 9번째 선발 등판. 앞선 8차례의 선발 경기에서 임정우는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점 7.58의 부진한 기록을 남기고 있었다. 불펜 등판한 4경기 평균자책점이 1.69라는 것과는 대비되는 기록이다.
자연스레 임정우를 계속 선발로 기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임정우는 LG 마운드의 미래다. 앞으로 더 성장해야 하는 선수인 만큼 앞으로도 선발로 기용하겠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임정우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스스로도 선발보다는 불펜을 편하게 생각했다. 지난달 29일 SK전에서는 1회를 버티지 못하고 0.1이닝 2실점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임정우는 "분명 선발로 던지면서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묵묵히 다음 등판을 기다렸다.
그리고 이날 결국 일을 냈다. 전날까지 LG는 올 시즌 첫 5연승의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었다. 임정우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 요원인 티포드(6이닝 무실점), 리오단(6이닝 무자책), 우규민(5.2이닝 1실점), 류제국(7이닝 2자책)은 모두 최근 등판에서 제 몫을 다하며 팀 연승을 이끌었다.
팀 연승이 자신의 차례에서 끊길 수는 없었다. 임정우는 이를 악물고 던졌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1회말 첫 이닝부터 위기를 맞은 것. 박민우를 사구로 내보낸 뒤 김종호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임정우는 NC의 중심타선인 나성범-테임즈-이호준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불을 껐다.
2회말 역시 임정우는 선두타자 모창민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하며 불안을 이어갔다. 하지만 권희동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3회말에도 선두타자 나성범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이번에는 포수 최경철의 도루 저지로 도움을 받았다.
1-0으로 앞서던 4회말을 처음으로 삼자범퇴로 끝마친 임정우는 5회말 마지막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김태군에게 2루타, 박민우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무사 1,3가 된 것. 그러나 임정우는 이번에도 후속 세 타자를 모조리 범타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5회까지 마쳐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동료들도 임정우의 승리를 지켜내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보였다. 7회초 최경철의 적시타로 점수를 추가해 2-0의 리드를 잡은 뒤 6회부터 가동된 불펜이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유원상, 윤지웅, 이동현, 봉중근의 완벽한 이어던지기였다.
임정우가 기대 이상의 피칭을 선보인 LG는 파죽의 6연승을 달리며 중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임정우는 연승의 중심에서 당당히 5선발임을 외치며 다음 등판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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