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마음에 쏙 드는 선수는 맞아요."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이 다음 시즌 뛰게 될 새 외국인선수를 야심차게 데려왔다. 주인공은 폴리나 라히모바(아제르바이잔)이다.
현대건설 구단은 폴리나와 계약에 잠정 합의했다. 그러나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다. 구단 입장에서는 일찍 팀에 합류해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맞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지 않다. 폴리나의 대표팀 차출 규정 때문이다.
아제르바이잔 현역 대표이기도 한 폴리나는 올 여름과 가을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유럽배구연맹(CEV) 주최 2015 유럽선수권대회 지역예선에 참가하고 이어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도 나서기 때문이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오는 9월 24일부터 10월 13일까지 이탈리아에서 열린다. 아제르바이잔은 D조에 속해 일본, 중국, 쿠바, 푸에르토리코, 벨기에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아제르바이잔이 결선 라운드 진출에 실패해도 순위결정전까지 다 치러야 하기 때문에 폴리나의 현대건설 합류일이 그만큼 뒤로 밀린다.
구단 관계자는 27일 '조이뉴스24'와 가진 전화 통화에서 "FIVB 규정이라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2014-15시즌 V리그는 예년과 견줘 개막일이 당겨졌다. 10월 중순 새 시즌이 스타트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뿐 아니라 남자팀들도 좀 더 일찍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대표팀 소속으로 바쁜 폴리나는 그래도 짬을 내 한국을 찾았다. 현대건설 구단에서 실시한 메디컬테스트도 있었고 최종 계약을 위한 확인 과정으로 짧은 시간이지만 현대건설 선수들과 함께 운동하며 공을 때렸다. 올 시즌부터 팀을 맡게 된 양철호 신임 감독도 폴리나의 기량에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폴리나와 선수들이 함께 한 시간은 부족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팀에 온다고 하면 V리그 개막일까지 동료들과 제대로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없다. 구단 입장에선 계약을 마무리하고 하루라도 빨리 팀에 합류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빡빡한 일정과 FIVB 규정 때문에 입맛만 다시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폴리나를 포함해 각국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 모두 세계선수권 일정 때문에 V리그를 포함한 리그 일정을 제때 맞추는 일이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부상 걱정도 있다. 대표팀에서 만약 다치기라도 한다면 오프시즌 세운 계획이 모두 헝클어지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케니 모레노(콜롬비아) 이후 외국인선수 덕을 그다지 보지 못한 구단에 속한다. 이번 만큼은 폴리나로 확실하게 그 갈증을 풀려고 한다. 여기에 오프시즌 동안 자유계약선수(FA)로 김수지가 이적했다. 대신 베테랑 센터 김세영과 레프트 한유미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까지는 기존 황연주와 양효진을 중심으로 팀이 움직였다면 이제는 팀 컬러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런 이유로 팀의 틀을 갖추기 위해 폴리나의 빠른 합류가 더 필요하다.
그러나 일정 때문에 폴리나의 가세는 조금 더 뒤로 미뤄졌다. 어쩔수 없이 국내선수 위주로 당분간 담금질을 계속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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