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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만 없었더라면…울프의 안타까운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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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까지 이진영 제외하고 퍼펙트…이진영에게만 홈런 3방

[정명의기자] '이진영만 없었더라면…'

SK 와이번스 외국인 투수 로스 울프(32)의 안타까운 가정이다.

울프가 LG 트윈스의 '캡틴' 이진영(34)에 3번이나 당하며 눈물을 흘렸다. 울프는 13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 6.2이닝 4피안타 2볼넷 6실점 부진으로 시즌 2승 째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4개의 피안타 중 3개를 이진영에게 허용한 울프다. 그 3개의 안타가 모두 홈런이었다는 점이 뼈아픈 내용이었다. 특히 이진영에게 홈런 3개를 허용하는 동안 LG의 나머지 8명 타자들에게는 단 한 번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울프의 아쉬움은 몇 배가 됐다.

이진영의 첫 홈런이 터진 것은 1회말이었다. 3번타자로 출전한 이진영은 투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울프는 이후 4회말 1사까지 8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며 싱싱한 구위를 뽐냈다. 그 사이 SK는 1-1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진영의 방망이가 울프를 가만 두지 않았다.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이진영은 울프를 상대로 중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2-1로 다시 리드를 잡는 홈런이었다. 이후 울프는 다시 6회말을 마칠 때까지 8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끝내 울프는 이진영이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진영은 LG가 2-6으로 뒤지던 7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설마했던 3연타석 홈런을 작렬시키며 울프를 흔들어놓았다. 개인 첫 3연타석 홈런. 잠실구장으로만 따지면 2009년 페타지니 이후 두 번째 기록이다. 이진영은 한국인으로는 첫 번째 잠실구장 3연타석 홈런의 주인공으로도 기록됐다.

이진영의 홈런은 잠자던 LG 타선을 일깨웠다. 이후 LG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7회말에만 추가 4득점, 7-6 재역전에 성공했다. 울프에 이어 등판한 진해수도 불붙은 LG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고, 울프는 남겨뒀던 주자들까지 홈인해 자책점이 6점까지 치솟았다. 승리를 날림과 동시에 패전의 위기에 몰렸으나 이후 역전 재역전 상황이 벌어지며 패전은 기록하지 않았다.

7회말 이진영에게 세 번째 홈런을 허용할 때까지 울프는 총 21명의 타자를 상대해 18번 범타를 이끌어냈다. 나머지 3번이 이진영의 홈런 3개였다. 이진영의 기록을 제외하면 퍼펙트 피칭이었던 셈. 울프로서는 '이진영만 없었더라면…'이라는 가정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경기는 연장 10회까지 혈투를 벌인 끝에 LG가 10회말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로 10-9 승리를 거뒀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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