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100구는 넘기자고 했어요."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지난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앞서 이날 선발투수 헨리 소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염 감독은 이 자리에서 소사에게 "긴 이닝을 던졌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소사도 혼쾌히 OK사인을 냈다. 그는 이날 삼성 타선을 상대로 5실점하긴 했지만 7이닝을 버텼다. 투구수는 120개였다.
넥센은 4-5로 끌려가다 8회말 터진 강정호의 솔로포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경기는 이후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돼 두 팀은 5-5로 비겼다. 염 감독은 이날 경기 결과에 대해 "두 팀 모두에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소사가 긴 이닝을 책임져준 부분이 염 감독에게는 반가운 일이었다.
다음날인 11일 양 팀 경기가 우천취소되면서 선수들은 휴식시간을 가졌다. 넥센도 마운드를 추스릴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더군다나 소사가 10일 7회까지 책임져줌으로써 과부화가 걸렸던 마운드에 힘을 비축할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염 감독은 "100구에서 딱 20개 정도를 더 보자고 했다"며 "소사도 거기에 맞춰 제 역할을 했다"고 얘기했다. 그는 "소사에 대해서는 올 시즌만 생각을 하고 데려온 건 아니다"라며 "현재 승수를 올리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분명히 팀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사는 부진 끝에 방출된 나이트를 대체해 넥센에 합류한 후 지금까지 4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10.55로 부진하다. 그러나 지난 4일 NC 다이노스전 등판 때와 비교해 삼성전 투구내용은 한결 나아진 것이 긍정적이다.
한편 이날 소사는 1회초 투구를 마친 뒤 덕아웃에서 염 감독을 비롯해 이강철 수석코치로부터 짧은 원포인트 레슨을 받기도 했다. 투구 동작과 관련해서다.
소사는 2회부터 주자가 없을 때도 와인드업을 하지 않고 짧은 투구 동작으로 타자를 상대했다. 염 감독은 "이 코치와 1회 투구를 보면서 소사가 와인드업을 하기보다는 짧게 던지는게 더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2회부터 7회까지 과정은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넥센은 12일 삼성과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주말 3연전을 건너뛴다. 염 감독은 "투수진과 야수진 모두 조금 지친 상황인데 알맞은 시기에 휴식을 하게 됐다"며 "삼성과 경기를 잘 마무리한 뒤 다음주 주중 3연전 준비를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넥센은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광주 원정길에 올라 KIA 타이거즈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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