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롯데가 히메네스 박종윤 최준석을 동시에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박종윤을 좌익수로 기용하는 것이다.
롯데는 11일 사직 LG전에 이들 세 선수를 모두 선발 출장시켰다. 히메네스가 4번 지명타자, 최준석이 5번 1루수, 박종윤이 6번 좌익수였다.
세 명 모두 1루수 요원이라는 점에서 롯데의 고민이 있었다. 한 명을 지명타자로 돌리더라도 한 명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해야 했다. 그동안은 타격감이 좋은 선수 위주로 선발 오더를 짰는데, 히메네스와 박종윤이 꾸준히 잘 쳐 FA 영입한 최준석이 대타 요원으로 벤치 대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심하던 김시진 감독은 박종윤을 좌익수로 돌리는 시도를 했다. 박종윤은 최근 히메네스와 함께 외야 수비 훈련을 해왔는데, 아무래도 몸이 더 가벼운 박종윤이 히메네스보다는 넓은 외야를 뛰어다니기에 나았던가 보다. 이날 LG전에 드디어 박종윤이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사실 모험이었다. 외야 수비 경험이 없는 박종윤을 좌익수로 낸 것은 어떻게든 공격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보려는 시도였다.
한 경기를 치러본 결과는 일단 성공적이었으며 가능성을 엿보였다. 박종윤은 좌익수 수비에서는 펜스 플레이 때 다소 어색한 동작을 보이기는 했으나 플라이 타구를 여유있게 잡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까다로운 타구가 좌익수 박종윤에게 날아가지 않는 행운(?)도 있었다. 6회말 공격에서 최준석이 2루타를 친 다음 대주자 임종혁으로 교체됨으로써 7회초 수비부터는 박종윤이 제 자리인 1루수로 돌아갔다.
그렇다면 이들 세 명이 타순에 나란히 배치된 롯데의 공격력은 어땠을까. 기대에는 못미쳤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결과는 냈다. 롯데 타선이 이날 전반적으로 LG 선발 임정우에게 눌려 5회까지는 황재균의 1안타밖에 안나오는 답답한 공격이 계속됐다.
1-1로 맞서던 6회말, 2사 후 손아섭이 내야안타로 출루하자 히메네스가 중전안타를 쳐 1, 2루를 만들며 득점 찬스로 향하는 다리를 놓았다. 여기서 최준석이 좌측 담장을 라이너로 맞히는 2루타를 날려 2-1로 앞서는 타점을 뽑아냈다.
박종윤은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LG 두번째 투수 정현욱으로부터 좌익선상 2루타를 쳐 무사 2루의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후속타가 이어지지 않아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은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롯데는 8회말 손아섭의 쐐기 투런포를 더해 4-1로 승리했다. 6회 최준석의 2루타는 결승타로 기록됐다.
수비 불안 요소가 없지는 않지만, 롯데가 히메네스 박종윤 최준석을 모두 라인업에 넣는 오더를 짜면 상대팀에게는 큰 위압감을 줄 수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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