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두산 베어스 선발진이 휘청거리고 있다. 믿었던 토종 듀오가 한꺼번에 흔들리고 있고, 외국인투수 한 축도 불안하다.
두산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4-8로 패했다. 타선이 3회까지 4-2의 리드를 만들어줬지만 선발 유희관이 이를 지켜내지 못했다. 유희관은 4회를 채우지 못한 채 3.1이닝 6실점(4자책)하고 강판, 패전투수가 됐다.
5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두산 선발진의 불안은 6월 들어 극에 달하고 있다. 6월 두산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13.01에 이른다. 1일 롯데전에서 노경은이 5이닝 9실점한 것을 시작으로 4일 SK전에서도 유희관이 5.1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5일 SK전에서 이재우가 5이닝 1실점으로 깜짝 호투를 펼친 것도 잠시였다. 6일 넥센전에서 볼스테드가 2.1이닝 7실점, 7일 넥센전에서는 믿었던 니퍼트마저 6이닝 동안 7점을 내줬다. 이어 8일 넥센전에서는 노경은이 1회를 버티지 못하며 0.2이닝 7실점했다. 그나마 8일 넥센전에서는 경기 막판 타선이 폭발한데 힘입어 11-9 역전승을 거두며 6연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선발투수에게 기대되는 최소한의 역할인 퀄리티스타트가 실종됐다. 지난달 30일 롯데전에서 니퍼트가 7이닝 1실점한 것이 두산의 마지막 퀄리티스타트 기록이다. 이후 두산은 8경기에서 이재우를 제외한 모든 선발투수가 무너졌다. 그 8경기에서 두산은 1승7패의 처참한 승률을 기록했다.
결국 송일수 감독은 올 시즌 2승7패 평균자책점 9.00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인 노경은을 불펜으로 전환시켰다. 누군가 노경은을 대체할 선발 자원이 필요한 상황. 이날 경기 전 송 감독은 "(대체 선발을) 일단 결정은 했지만 하루 이틀 기다려달려"며 발표하지 않았다. 누군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현 난국을 반전시킬 극적인 카드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두산은 강력한 선발진을 꿈꾸며 야심차게 올 시즌을 시작했다. '토종 듀오' 노경은과 유희관에 외국인 '트윈 타워' 니퍼트와 볼스테드가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그 중 현재까지 제 몫을 해주고 있는 것은 니퍼트와 유희관뿐이다. 니퍼트는 6승5패 평균자책점 4.62, 유희관은 6승2패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 중이다. 두 선수도 지난 시즌만큼의 활약은 아니다. 더구나 시즌 초반에는 니퍼트가 부진하더니, 니퍼트가 살아나자 유희관이 무너지고 있다.
물론 올 시즌 리그 전체적으로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6월 들어 나타나고 있는 두산 선발진의 극심한 부진은 타고투저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제아무리 강력한 타선을 자랑하는 두산이라지만 선발투수가 버텨줘야 승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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