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홈 경기가 열리는 목동구장을 찾는 해외 스카우트들의 숫자가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 이들은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소속 스카우트다.
스카우트들은 특정 선수를 따로 언급하거나 지칭하진 않았다. 그러나 관심을 두고 있는 선수는 분명히 있다. 바로 넥센에서 유격수로 뛰고 있는 강정호다.
해외 스카우트의 방문은 5월 들어 부쩍 잦아졌다. 넥센 구단은 스카우트들이 강정호에게 보이는 관심이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신경이 쓰인다. 자칫 이를 의식해 강정호가 플레이에 지장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강정호는 해외리그로 진출이 가능하다. 구단 동의를 얻어 해외리그 진출이 가능한 7시즌과 1군 등록 일수(한 시즌 145일 이상)를 이미 채웠기 때문이다.
강정호가 해외 스카우트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유격수로 뛰며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견줘도 뒤떨어지지 않은 강한 어깨를 갖고 있고 수비 또한 수준급이다. 여기에 장타력까지 갖고 있다.
강정호는 지난 2009년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6리 23홈런 8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중심타자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후 2011년(9홈런)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29일 현재 12홈런으로 박병호(19홈런)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홈런을 날리고 있다. 또한 그는 2012년에는 25홈런 21도루를 기록하며 '20-20 클럽'에도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개막에 앞서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함께 훈련을 하기도 했다. 강정호는 잠시였지만 요코하마 유니폼을 입고 매서운 방망이 실력을 보여줬다.
강정호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아시아경기대회 등 국제대회에서 대표팀 소속으로 뛰며 이미 해외에 이름을 알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넥센 홈 경기뿐 아니라 원정에서도 강정호를 지켜보는 스카우트의 눈이 많아졌다.
최근에는 보스턴 레드삭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텍사스 레인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뿐 아니라 이대호가 뛰고 있는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스카우트까지 구장을 찾고 있다.
강정호는 "솔직히 말해 처음에는 스카우트에 대해 의식을 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그런 부분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해외진출이 당장 결정된 것도 아니다. 그리고 지금은 한창 정규시즌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그는 "어떤 결과가 나올 지는 나중 문제"라며 "지금은 내 플레이에 집중하고 팀 승리에 신경을 쓰는게 맞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스카우트의 방문을 의식하지 않는 건 아니다. 지난 2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 때가 그랬다.
넥센은 이날 한화를 상대로 3-16으로 크게 졌다. 경기 초반 팽팽한던 승부는 4회초 한화 쪽으로 기울었다. 당시 강정호의 실책이 빌미가 됐다. 정면으로 오는 타구를 그만 뒤로 빠뜨렸다.
그는 "그런 실수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다소 긴장을 했던 것 같다. 지난 결과지만 경기를 치르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기 마련이다. 스카우트들이 있고 없고를 떠나 내 위치에 맞게 뛰어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된 경기"라고 돌아봤다.
강정호는 최근 한 가지 다짐을 마음에 새겼다. 바로 득점권 타율을 올리는 것이다. 그는 "찬스가 오면 좀 더 집중하기로 했다"며 "공격이든 수비든 그리고 주루플레이든 어느 하나에 우선 순위를 두지 않겠다.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초심을 잊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강정호의 이런 마음을 반기는 건 코칭스태프와 팀 동료들이다. 스카우트들이야 그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보며 평가를 내리겠지만 현재 강정호는 넥센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뛰고 있다.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이 강정호가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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