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가 절대 약한 팀이 아니다."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의 말은 엄살이 아니었다. LG 트윈스가 11연승을 달리던 삼성을 무너뜨렸다. 정의윤(28)이 끝내기 안타를 쳤다.
LG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3-4로 뒤지던 9회말 임창용을 상대로 2점을 뽑아내며 5-4 재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LG는 2연패에서 벗어나며 승패 마진을 '-11'로 줄였다.
아직 최하위인 9위에 처져 있는 LG로서는 의미있는 승리였다. 파죽지세의 선두 삼성을 꺾었다는 점이 그랬다. 그것도 짜릿한 9회말 역전승이다. 삼성은 이날 LG에게 패하기 전까지 '7회 리드 시 144연승'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이어가고 있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삼성의 기록을 LG가 막아세운 것이다.
끝내기 승리의 주인공은 정의윤이었다. 9회말, 선두타자 이병규(7번)의 볼넷과 정성훈의 안타, 조쉬벨의 볼넷 등으로 4-4 동점을 만든 뒤 무사 1,3루 찬스가 이어졌다. 여기서 정의윤이 1-2간을 꿰뚫는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물론 9회말 찬스를 만든 이병규와 정성훈, 조쉬벨이 없었다면 정의윤의 끝내기는 나오지 않았을 지 모른다. 또한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선발투수 우규민의 역할도 컸다. 하지만 정의윤이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는 것이 LG에게는 더없이 반갑다. 지난해 기억을 되살렸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날 정의윤은 개인 통산 4호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3호 끝내기가 딱 1년 전에 나왔다. 지난해 5월26일 SK전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1년에 하루가 더 지났다. 장소도 잠실구장으로 똑 같다. 정의윤은 0-0으로 맞서던 9회말 무사 1루에서 8회까지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치던 크리스 세든을 상대로 끝내기 2루타를 터뜨렸다. 페이크 번트 앤드 슬러시를 멋지게 성공시킨 안타였다.
이후 정의윤은 승승장구했다. 팀의 4번타자 역할을 맡으며 LG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시즌 후반 타격감이 한풀 꺾이긴 했지만, 지난해 5월말부터 시작된 정의윤의 폭발적인 타격은 LG가 11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올 시즌에도 정의윤은 큰 기대를 받았다. 시범경기에서는 홈런-타점-장타율 1위에 오르며 그 기대가 더욱 커졌다. 현재 시즌 성적은 타율 2할9푼 3홈런 18타점. 아직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지만 양상문 감독은 "정의윤과 정성훈이 4번타자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그리고 정의윤은 그 믿음에 1년만의 끝내기 안타로 화답했다.
LG로서는 정의윤의 끝내기 안타 말고도 지난해와 비교해 기분 좋은 공통점이 또 하나 있다. 삼성을 꺾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5월 말, 하위권에 머물던 LG는 삼성을 상대로 권용관의 홈 스틸성 주루 플레이를 앞세워 2승1패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당시에도 삼성은 선두권에 위치해 있었다. 삼성을 제압한 기세를 몰아 이어진 SK와의 3연전에서도 정의윤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2승1패를 기록한 LG는 거침없는 위닝 시리즈 행진을 이어나갔다.
아직 삼성과의 3연전 2경기가 남아 있고, 탈꼴찌부터 해야 하는 등 갈 길도 멀다. 그러나 삼성을 상대로 따낸 끝내기 승리는 LG에게 지난해 느낌을 한꺼번에 살릴 수 있는 의미 있는 승리였다. 끝내기의 주인공 정의윤에게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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