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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소콜로프, 둘 합쳐 300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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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외국인선수 몸값 과열 조짐, 문제 있어

[류한준기자] "올라도 너무 올랐다." 유럽에서 배구선수 이적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한 에이전트는 얼마 전 이메일을 통해 오프시즌 이적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적과정을 통해 이윤을 얻는 에이전트 입장에서야 해당 선수의 몸값이 올라갈수록 좋은 일이다. 그러나 뛰어오르는 가격을 마냥 반길 수는 없다.

지난해 해외배구 이적시장에서 국내 V리그는 큰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당시 '블루칩'으로 꼽힌 마이클 산체스(쿠바)와 리베르만 아가메즈(콜롬비아)가 모두 한국으로 왔다. 산체스는 대한항공, 아가메즈는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 이적시장에서 다시 한 번 V리그가 주목을 받을런지도 모른다. 쿠바 남자배구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사이먼 로버트랜디와 불가리아의 츠베단 소콜로프 때문이다. 최근 두 선수에게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전달한 국내 구단이 있다. 그런데 몸값이 예상을 훌쩍 뛰어 넘었다.

사이몬의 경우 최대 230만달러(약 23억5천600만원)라는 얘기도 나왔다. 또 해외배구소식을 주로 전하고 있는 전문매체인 '인사이드 발리'는 "한국 구단이 사이먼에게 200만 유로(약 27억9천만원) 이상을 제시했다"며 "사이먼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남녀를 통틀어 역대 배구선수 최고 몸값을 기록하게 된다"고 전했다.

사이몬은 현재 이탈리아 세리아 A1 코프라 피아젠차 소속이다. 얼마 전 국제배구연맹(FAVB) 주최 2014 클럽 월드챔피언십에도 출전했다. 월드리그에서 한국과도 경기를 치러 국내 팬들에게도 낯이 익은 선수다.

그는 신장 206cm로 주로 센터로 뛰고 있지만 대부분 쿠바 출신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레프트, 라이트 등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 몸값이 껑충 뛰어오른 데는 팀을 옮기게 될 경우 원 소속구단에게 지불해야 할 이적료가 만만치 않아서다. 산체스도 대한항공에 오기 전 원 소속팀인 파켈(러시아)에 많은 액수의 이적료가 건너갔다.

소콜로프는 1989년생으로 아직 젊은 선수에 속한다. 207cm의 신장에 라이트 공격수라 예전부터 국내 구단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소콜로프도 사이먼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리그에서 뛰고 있다. 트렌티노 소속으로 지난 시즌에는 쿠에노로 임대돼 뛰었다. 그는 불가리아대표팀에서도 주 공격수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월드리그에서는 '베스트 아포짓(라이트) 스파이커'로 선정됐다. 소콜로프 역시 몸값이 100만 달러(약 10억2천400만원)를 훌쩍 뛰어 넘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프로팀 입장에서야 투자를 하고 좋은 선수를 데려와서 성적을 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몸값과 그에 따른 과도한 영입 경쟁은 재고해봐야 한다. 이적시장 현장에서는 '물을 다 흐려놓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시장에서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는 적정 가격이라는 게 존재한다. 그런데 두 선수만큼은 이런 부분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오버페이'가 도를 넘었다는 의미다. 구단뿐 아니라 에이전트 사이에서 나타나는 과도한 경쟁도 몸값상승 원인 중 하나다.

사이먼과 소콜로프 모두 V리그로 이적이 확정된 건 아니다. 아직은 소문만 가지고 현 상황을 확대 해석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과도하게 오른 외국인선수 몸값에 대해선 V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남녀 13개 팀 모두 다시 한 번 차분히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

V리그는 지난 시즌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해외 유명 선수들과 에이전트들도 이제는 V리그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제법 성장한 리그가 됐다. 이제는 외형적인 성장보다 내실을 다져야 할 시기다. 외국인선수 영입에 들어가는 과다한 금액을 국내 배구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게 현명한 일이다.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2군 리그 창설, 미래의 V리그와 각 팀들의 주축이 될 유소년 배구 지원 등 효율적인 투자를 해야 할 곳은 많다.

V리그를 주관하고 있는 한국배구연맹(KOVO)도 이참에 외국인선수와 에이전트 등 관련 규정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한다. 연맹은 지난주 통합 워크샵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도 그랬고 예전 워크샵 때도 외국인선수 규정 손질은 늘 단골손님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그동안 바뀌거나 개선된 부분은 미미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물론 각 구단의 이해관계와 입장 차는 다르겠지만 연맹이 중심이 돼 엉킨 실타래를 차근 차근 풀어야 한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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