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5연패의 늪에 빠져 있는 한화 이글스. 그러나 마냥 우울하지만은 않다. 선발 투수 이태양(24)이 또 한 번 호투를 펼쳤기 때문이다.
이태양은 15일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지난 9일 KIA전에서 7.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호투다.
팀 분위기는 좋지 않다. 김성한 수석코치가 지난 14일 사임한데다 팀은 5연패를 기록 중이다. 15일 경기에서도 연장까지 가 12회초 3-2의 리드를 잡았으나 12회말 동점을 허용, 결국 3-3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한화의 선발진은 암울했다. 시즌 초반 에이스급 피칭을 펼치던 유창식은 피로 누적으로 인한 경미한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 클레이도 2군 조정 끝에 16일 SK전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앨버스와 송창현도 들쑥날쑥한 구위를 보이고 있다.
이태양은 사실상 팀의 5선발 투수다. 그러나 거꾸로 가장 믿음직한 투구를 펼치는 중이다. 아직 승리는 없지만, 각종 기록이 이태양의 듬직함을 증명한다.
먼저 평균자책점. 이태양의 평균자책점은 2.96으로 2경기 이상 등판한 한화 투수들 가운데 가장 낮다. 규정이닝을 채웠다고 가정한다면 9개 구단 전체 투수들 가운데서도 6위에 해당한다. 15일 현재 이태양은 규정이닝에 4.2이닝 부족한 27.1이닝을 기록 중이다.
투수들에게 '절대악'이라고 할 수 있는 볼넷도 적다. 7개 뿐이다. 그 사이 삼진은 17개나 잡아냈다. 제구가 안정됐다는 뜻이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은 0.99, 피안타율은 2할8리에 불과하다.
스프링캠프 기간 중 경쟁자들에게 밀린 이태양은 올 시즌 개막전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태양은 포기하지 않고 때를 기다렸다. 결국 이태양은 경쟁자들의 부진, 부상으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에 비해 구속이 크게 늘었다. 빨라야 140㎞대 초반에 머물던 구속이 이제는 140㎞대 중후반까지 나오고 있다. 체중을 10㎏ 가량 늘린 노력 덕분이다. 빠른공에 힘이 붙자 자신감이 생겼고, 포크볼 등 변화구의 위력도 배가됐다. 그리고 이는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불안한 마운드는 한화의 몇 년째 지속되고 있는 고민이다. 특히 젊은 투수들의 더딘 성장이 마운드의 부실로 이어졌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유창식과 함께 이태양까지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8위에 머물고 있는 한화에게 희망의 빛을 던지고 있는 이태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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