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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 "'영웅스윙'이란 말이 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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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편안함 찾아 제2의 전성기…"강민호·최준석 심정 이해해"

[김형태기자] 두산 베어스 주장 홍성흔은 한국 나이 38세에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두산 복귀 후 2년째를 맞은 그는 14일 현재 타율 3할3푼3리 10홈런 27타점을 기록했다. 타자의 능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OPS가 무려 1.037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현재 기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은 분위기다. 타격감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사실 홍성흔은 지난 시즌 표정이 좋지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의 4년간 '외도'를 마친 뒤 친정팀에 복귀했지만 만족할 수 없는 성적에 그치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4년 31억이이라는 거액에 2번째 FA 대박을 터뜨렸지만 두산 팬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못한다는 이유로 그는 심한 압박을 받았다.

"마음 편할 날이 하루도 없었다.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이 참 많았다"는 그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그대로 타격으로 이어졌다. 뜻대로 맞지 않으니 타격폼도 여러분 수정해봤다. 별무소득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복귀하자마자 주장의 중책을 맡은 점도 부담이었다. 정신없이 보낸 첫 시즌 성적은 타율 2할9푼9리 15홈런 72타점. 출루율 3할7푼9리에 장타율 4할3푼9리를 기록했다. 타자에게 불리한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한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그의 성에는 차지 못했다.

"FA 계약 후 첫 시즌은 참 어렵다. 주위의 기대가 무척 크다. 강민호와 최준석(이상 롯데)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지금은 그 친구들을 가만히 놔두는 게 도와주는 거다."

악몽같던 첫 해가 지나자 홍성흔은 달라졌다. 시즌 초반 잠시 부진했지만 5월 들어 연일 불방망이다. 이달 들어 치른 12경기에서 타율 4할3푼9리 6홈런 16타점으로 MVP급 활약을 펼쳤다. 특히 14일 문학 SK전에선 5회 투런홈런, 8회 솔로홈런으로 올 시즌 개인 3번째 한 경기 2홈런을 기록했다. 홍성흔의 맹타와 민병헌의 만루홈런 등을 앞세운 두산은 12-2로 SK를 대파하고 4연승 가도를 질주했다.

나이를 잊은 타격 뒤에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홍성흔은 "아무래도 예전에 비해 운동량이 늘었다. 이젠 예전처럼 해서는 몸이 받쳐주질 못한다. 스프링캠프는 물론이고 요즘도 체력훈련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몸이 탈이 난다. 이젠 슬슬 해서는 버티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정신적인 안정도 큰 도움이 됐다. "2번째 시즌이 되자 나에 대한 팬들의 과도한 관심(?)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이제는 팬들도 나를 품어주는 분위기"라며 "이런저런 압박감에서 해방되자 나도 모르게 야구가 잘 풀린다. 사실 기술적인 부분은 별 다른 게 없다. 올해에도 매번 힘껏 휘두르는 건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제는 '영웅스윙'이란 말이 안 들린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홍성흔의 개인 최고 기록은 지난 2010년 롯데에서 기록한 타율 3할5푼 26홈런 116타점. 현재 페이스라면 커리어 하이 시즌도 넘볼 수 있을 정도다. 아직도 92경기가 남아 있지만 달구어진 그의 방망이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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