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긴 봄방학을 보냈다. 한송이(GS 칼텍스)는 모처럼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
이선구 GS 칼텍스 감독은 IBK 기업은행과 2013-14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공약' 한 가지를 내걸었다. 이 감독은 팀이 챔프전 우승을 차지할 경우 휴가기간을 대폭 늘여주기로 약속했다. 선수들은 이 감독이 제시한 '당근'에 우승으로 화답했다. 한송이도 그래서 이번 오프시즌을 누구보다 편한 마음으로 보냈다.
그리고 한송이는 지난 9일 소속팀 GS 칼텍스와 FA 재계약을 했다. 한송이는 2005년 V리그 출범 후 이번이 세 번째 얻은 FA 자격이었는데 팀 잔류를 선택했다. 또 다른 도전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GS 칼텍스 동료들과 함께 2014-15시즌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한송이는 "FA 시장에서 다시 한 번 평가를 받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구단에서 신뢰를 줬다. 나를 믿고 재계약 의사를 전했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바로 결정했다"고 했다.
실업을 거쳐 프로출범 원년 멤버인 한송이는 구력이 꽤 된다. 전성기 시절 공격력과 견줘 이제는 예전같지 않지만 대형 레프트로 쓰임새는 여전히 충분하다. FA로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면 원하는 팀도 충분히 나올 수 있었다. 정규리그 개인 성적도 나쁜 편이 아니었다.
그는 26경기(90세트)에 출전해 287점을 올렸다. 873점을 기록한 베띠(도미니카공화국)에 이어 팀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뽑아냈다. 공격성공률이 39.53%로 조금 낮은 편이었지만 세컨 옵션으로 제 역할은 했다. 그러나 그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계속 GS 칼텍스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됨으로써 한송이는 분명한 목표가 생겼다. 앞서 말한 2시즌 연속 챔프전 우승이다. V리그 여자부는 지금까지 흥국생명 단 한 팀만이 챔프전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2012-13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을 달성한 IBK 기업은행이 그 뒤를 이어 연속 우승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았지만 GS 칼텍스가 앞길을 막았다.
GS 칼텍스는 다음 시즌 전망이 썩 밝지는 않다. 지난 2년 동안 팀 공격을 이끌었던 베띠와 재계약을 추진 중에 있지만 그는 유럽리그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 베띠의 다음 행선지로는 아제르바이잔리그 라비타 바쿠가 꼽히고 있다.
베띠가 빠질 경우 그 빈자리를 메울 외국인선수가 필요하다. 또한 한송이도 예전과 달리 좀 더 공격적인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 휴가를 끝낸 한송이는 팀 복귀 준비를 마쳤다. 신인급 선수들이 먼저 소속팀으로 복귀해 연습을 시작했고 한송이 등 베테랑 선수들은 이번주 안으로 팀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
한편 한송이는 시즌 도중 다친 무릎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다. 그는 "몸 상태는 정말 좋다"고 덧붙였다. 오프시즌 흘린 땀방울이 정규시즌과 챔프전 성적의 밑거름이 된다는 걸 어느 때보다 더 잘 알았던 시즌이다. 한송이는 이같은 기분을 한 번 더 느끼고 싶다. 그래서 배구화 끈을 다시 한 번 바짝 조이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