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9일부터 11일까지 마산구장에서 NC 다이노스와 맞대결을 벌인다. 8일 현재 4위 롯데는 1위 넥센과 승차 2경기, 2위 NC와는 1.5경기 차다. 주말 3연전 결과에 따라 상위권 순위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롯데는 올 시즌 NC를 처음 만나서는 뜨거운 맛을 봤다. 앞서 안방에서 열린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졌다. 이번 마산 원정은 2연패를 되갚을 좋은 기회다. 그러나 롯데는 이번 3연전 선발 로테이션이 NC와 견줘 조금 밀릴 수 있다. 장원준, 김사율 그리고 '예비역 병장' 배장호가 나선다.
배장호는 쉐인 유먼이 빠진 자리를 메운다. 유먼은 지난 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로 등판했다가 부상을 당했다. 원래 로테이션대로라면 장원준과 김사율 다음은 유먼이지만 두산전에서 왼쪽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배장호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선발 등판 기회가 찾아왔다.
배장호는 상무(국군체육부대) 전역 후 지난해 9월 28일 롯데에 복귀했다. 그리고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5선발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김시진 감독은 베테랑 김사율에게 5선발 자리를 맡겼다.
배장호에게는 11일 예정된 등판이 선발 가담 여부를 검증받는 본고사인 셈이다. 그는 지난 1일 1군으로 콜업됐고 4일부터 6일까지 3일 연속 중간계투로 마운드에 올랐다. 배장호는 "선발 등판을 위해 따로 준비한 건 없다"며 "3일 연투로 시간을 충분히 벌었다고 본다"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배장호도 선발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 예상하지 않았는데 유먼이 다치는 바람에 이렇게 빨리 기회가 찾아왔다"며 웃었다.
배장호는 "투구수는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며 "조기강판만은 피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5이닝을 버티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만약 이날 배장호가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주며 5이닝 이상을 소화한다면 분명 롯데 마운드에 힘이 된다.
그는 2006년 롯데 입단 이후 군 입대 전인 2010년까지 마운드의 '기대주' 중 한 명이었다. 주로 중간계투로 나서며 허리 노릇을 했다. 2007년 4승 4홀드, 2008년 2승 2패 5홀드를 기록하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상무시절 본격적으로 선발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배장호는 퓨처스(2군)리그에서 두 시즌 동안 38경기에 나와 6승 9패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소중한 경험이 됐다. 물론 퓨처스와 1군 무대는 차이가 크다. 배장호는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또 피하지 않고 승부를 하는 게 지름길"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조급해지는 것을 경계했다. 그런 생각이 되려 부담으로 작용하고 투구시 집중력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배장호는 "11일 등판에서 최소한이라도 내 몫을 하겠다"며 "최소한 한 시즌은 풀타임로 선발로 나와야 그 자리를 꿰찼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번 등판에서 선발 첫 단추를 잘 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배장호는 "지난 4일 큰 경험을 했다"며 "액땜을 크게 한 셈"이라고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을 돌아봤다. 그는 선발 장원준에 이어 7회 마운드에 올랐는데 첫 상대한 타자 김강민에게 3점포를 허용했다. 배장호는 "지금까지 선수로 활동하는 동안 등판 후 첫 타자에게 홈런을 맞은 건 그 때가 처음"이라며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 껄껄 웃었다.
선발 등판을 앞두고 떨릴 법도 하지만 배장호는 침착하다. 롯데에게는 NC와 3연전이 또 한 번의 고비가 될 수 있다. 배장호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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