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현역으로서는 마지막 아이스쇼라는 다소 무거운 상황에서도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미래를 잊지 않은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숨은 배려가 돋보였다.
김연아는 4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4' 첫 날 공연을 가졌다. 김연아의 명성답게 6일까지 열리는 아이스쇼는 모두 매진됐다. 관중석은 약 1만2천명의 관중으로 가득했다.
예년의 흥겨운 분위기보다는 차분함과 엄숙함을 강조한 아이스쇼였다. 1부 시작 직전 세월호 침몰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으로 아픔을 함께 나눴다. 김연아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유니세프에 1억원을 기부하며 세월호 참사에 애도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김연아 은퇴 이후 후계자가 걱정되는 한국 피겨스케이팅이다. 이런 걱정에 대해 안심이라도 시키려는 듯 '포스트 김연아'들도 이번 아이스쇼에 참가시켰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함께 경험했던 김해진(17, 과천고), 박소연(17, 신목고) 등 '연아 키즈'들이 많은 관중 앞에서 자신들의 연기를 뽐냈다.
특히 박소연은 아이스쇼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대회의 경우 항상 적은 관중들 앞에서 연기를 하다가 아이스쇼이긴 하지만 수많은 관중 앞에서 과감하게 연기를 하는 것은 큰 경험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김연아와 함께 하면서 그의 기운을 받는 것은 개인 기량 발전의 촉매제로 삼을 만하다.
여고생인 이들 둘은 연악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보여줬다. 김연아 이후를 걱정하는 팬들에게 '우리가 있다'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과감한 점프와 손짓, 귀여운 표정으로 각자 관중을 흘렸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해 담금질을 하고 있는 아이스댄스 기대주 레베카 김-키릴 미노프 조도 참가시켰다. 아이스댄스는 두 명의 선수 중 한 명의 국적을 선택해 대회에 나설 수 있는데 러시아 국적의 미노프가 러시아 교포인 레베카 김의 한국 국적을 따랐다.
이들은 지난해 NRW 트로피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는 등 발전하고 있다. 주니어 그랑프리에서도 서서히 순위가 상승하고 있어 평창 올림픽을 기대하기에도 충분하다. 큰 무대에서 차분한 연기를 펼친 이들 커플은 자신들을 잘 몰랐던 관중들을 사로잡았다.
또한, 2012 유스올림픽 남자 싱글 금메달 얀한(중국)의 참가도 눈여겨 볼 만하다. 김연아가 유스올림픽 1회 대회부터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데 미리 점찍은 유망주라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얀한은 같은 해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다. 될성부른 떡잎이라는 것을 김연아를 통해 증명받은 것이다. 또, 김연아가 허투루 유스올림픽 홍보대사를 맡은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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