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4일 만에 다시 터져나온 대포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선수 루이스 히메네스는 2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 지명타자 겸 4번타자로 출전했다. 그는 6-0으로 팀이 앞서고 있던 4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넥센 선발 브랜든 나이트를 상대로 2점 홈런을 쳤다.
히메네스의 한 방으로 롯데는 8-0까지 달아나며 이날 승기를 확실하게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히메네스는 앞선 두 타석에서 2루타와 볼넷으로 타격감을 끌어 올린 끝에 시원한 홈런포를 가동했다. 그는 이날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 중심타자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
경기 후 히메네스는 "앞선 타석에서 계속 변화구가 들어왔었다"며 "홈런이 나온 세 번째 타석에서도 그래서 변화구에 초점을 맞추고 스윙을 했다"고 설명했다. 나이트는 히메네스에게 슬라이더를 던지다 얻어맞았다. 히메네스는 "나이트도 잘 던진 공이라 본다"며 "상대 투수에 대해 대기 타석부터 살핀 부분이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히메네스는 시범경기에서 연습 도중 햄스트링을 다쳐 1군 엔트리에 지각 합류했다. 그런데 1군에 이름을 올리지마자 대박을 쳤다. 지난 1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첫 출전해 연장 10회말 끝내기 3점 홈런으로 국내 무대 데뷔 공식 첫 안타와 홈런을 끝내기 결승타로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덩치에 걸맞게 그라운드 안팎에서 동작이 크다. 동료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장난을 치고 어울린다. 특히 덕아웃에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홍성흔(두산 베어스) 이후 라커룸 리더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곤 하던 롯데 덕아웃에서 톡톡 튀는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히메네스에겐 이런 면만 있는 건 아니다. 꼼꼼한 부분도 있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그날 만날 상대 선발 투수에 대해 항상 정보를 수집한다"고 했다. 팀 전력분석원에게 각종 데이터를 물어보기도 하고 동영상을 통해 상대 투수의 예전 경기 장면을 자세히 살핀다.
투수와 승부에서 이길 확률을 높이기 위한 히메네스의 준비다. 그리고 히메네스가 참고하는 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팀동료 손아섭이다. 손아섭은 23일 현재까지 롯데에서 규정타석(55타석)을 채운 8명의 타자들 가운데 타율이 3할6푼8리로 가장 높다. 전체 타격 랭킹은 4위.
히메네스는 48타석으로 아직 규정타석에 들지 못했지만 3할8푼1리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히메네스는 "손아섭은 내겐 참고서와 같다"며 "같은 좌타자이기도 해 대기타석이나 덕아웃에서 항상 손아섭의 타격 준비자세와 히팅 포인트 등을 지켜본다"고 했다. 그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고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손아섭의 날카로운 타격에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한편 히메네스는 이날 시즌 4호 홈런으로 홈런레이스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히메네스가 손맛을 본 경기에서 롯데는 현재까지 모두 이겼다. 그가 한 경기 2홈런을 쳤던 지난 18일 잠실 두산전에서 롯데는 12-7로 이겼다. 3경기일 뿐이지만 롯데가 히메네스의 한 방을 계속 기대하는 또 다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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