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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투가 치면 나도'…조쉬 벨, 화끈 홈런 신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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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투런포 등 5타수 3안타 2타점 맹활약

[김형태기자] 지난 겨울 LG 트윈스가 외국인 타자로 내야수 조쉬 벨을 영입하자 일부 팬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좌타자가 즐비한 LG 타선에 우타 거포가 아닌 중거리형 스위치히터인 벨은 크게 돋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기우였다. 적어도 두산과의 개막 2연전 활약만 놓고 보면 벨은 LG의 기대에 200% 부응했다. 전날인 29일 두산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안타 없이 볼넷 2개를 기록한 벨은 30일 같은 팀을 상대로한 2차전에선 화끈한 장타력을 과시하며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날도 3루수 겸 4번타자로 선발출전한 벨은 1회초 이진영, 정성훈의 연속 볼넷으로 잡은 1사 1,2루에서 두산 선발 노경은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때려내며 한국 무대 첫 안타를 신고했다. 벨의 안타로 찬스를 이어간 LG는 후속 이병규(9번)의 중전 적시타로 2점을 선취했다.

팀이 2-1로 추격당한 3회 2번째 타석에선 덕아웃이 기대하던 장쾌한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1사 뒤 정성훈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좌타석에 들어선 그는 볼카운트 2-2에서 노경은의 5구째 118㎞ 커브를 힘차게 잡아당겼다. 방망이 중심에 제대로 걸린 타구는 우측 담장을 향해 뻗어갔고, 펜스를 훌쩍 넘는 투런홈런이 됐다. 비거리는 115m. 한국 무대 첫 홈런포였다.

벨의 달구어진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5회 무사 1루 3번째 타석에서도 노경은을 두들겨 깨끗한 우전안타를 때려낸 것. 벨은 이병규(9번)와 이병규(7번)의 연속 볼넷으로 3루까지 진출한 뒤 손주인의 중전안타 때 홈까지 밟았다. 6회 4번째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그는 7회 5번째 타석에선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이날 기록은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벨은 메이저리그 통산 100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9푼5리 4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743경기에 출전해 통산 2할7푼9리의 타율에 106홈런 448타점을 기록했다. 거포라기보다 중장거리형에 가까운 타자다. LG도 많은 홈런을 기대했다기 보다는 안정적인 수비와 2루타를 양산할 수 있는 '갭파워'를 믿고 영입했다.

하지만 벨은 이날 화끈한 홈런포로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크게 끌어 올렸다. 아직 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정교한 컨택트 능력과 침착한 선구안, 그리고 화끈한 장타력을 모두 보여주면서 팬들의 박수를 크게 받았다. 전날 장쾌한 3점포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두산 4번타자 호르헤 칸투 이상의 활약이었다. 이날 벨의 투런포와 이진영의 만루포 등이 터진 LG는 두산 마운드를 초반부터 난타하며 14-4로 크게 이겼다. 전날 개막전 패배를 하루만에 설욕한 것이다.

새 4번타자 벨의 합류로 그렇지 않아도 짜임새 있던 LG 타선이 더욱 매서워졌다.

벨은 "오늘 상당히 기분 좋은 승리였다. 팬들이 많이 와주셨다. 열정적으로 응원해줘서 고마웠다"고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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