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성적에 대한 욕심은 대단하다. 포항의 선참급인 미드필더 김재성은 "감독님이 챔피언스리그에 공을 들이시는게 보인다"라며 황 감독의 열망을 전했다.
지난해 포항의 K리그 클래식, FA컵 우승을 일궈낸 황 감독에게 챔피언스리그만은 높은 장벽이었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쓴맛을 봤다는 점에서 올해 다시 도전하는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포항은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다. 동계 전지훈련에서 만들어둔 체력으로 버텨내고 있다는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병행하는 것 자체가 얇은 선수층으로는 버겁기만 하다.
그나마 포항은 지난 22일 수원 삼성과의 클래식 3라운드에서 2-1로 승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멤버의 변화없이 수원전까지 치러 주전들의 피로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클래식 첫 승을 거뒀다는 점이 의미 있었다.
아직 포항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26일 전북 현대 원정은 K리그 최고의 빅매치로 꼽힌다. 양 팀의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해 예상되는 경기력은 최상이다. 29일에는 다크호스로 꼽히는 상주 상무를 만나고 곧바로 중국 지난으로 떠나 산둥 루넝과 챔피언스리그 4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돌아오면 튼실한 전력 보강으로 현재 2승1패를 기록하고 있는 전남 드래곤즈와 일전이 기다리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챔피언스리그를 생각하면 포항은 한 쪽은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른다. 그나마 유창현, 문창진 등이 골맛을 보며 황 감독의 마음을 조금은 편하게 해줬지만 조찬호, 황지수의 부상이라는 악재도 동시에 찾아왔다. 이들이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아 조만간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다.
조찬호, 황지수 외에 지난 산둥전에서 퇴장 판정을 받은 신광훈과 경고 누적이 된 김원일은 산둥 원정에 나서지 못한다. 산둥 원정은 조2위인 포항에게는 예선 통과를 위한 분수령과 같은 경기다. 세레소 오사카(일본)와의 원정이 이어지는데 디에고 포를란이 골을 넣으며 깨어나는 등 부담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조예선 상대들을 넘기 전에 우선 전북, 상주전을 잘 치러야 한다. 황 감독은 "이명주 등 일부 선수들에게는 (전북전에서) 휴식을 줄 것이다"라고 전했다. 가능성을 보인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특히 황 감독은 "전지훈련에서도 그랬지만 우리 선수들은 경기당 13~14㎞씩을 소화할 수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니 버틸 힘도 있다"라며 어려운 가운데서도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과시했다. 없는 살림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황 감독의 숙명과 같은 고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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