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선수층이 몰라보게 두꺼워졌다. 사령탑 김기태 감독도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부분이다.
LG는 미국 애리조나, 일본 오키나와에서 실시한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마치고 지난 6일 귀국했다. 김기태 감독은 "신인 선수들,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의 기량 보완에 만족한다"며 "지난해에 비해 선수층이 한결 두꺼워졌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 그대로다. 1년 전과 비교해 현재 LG의 선수층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1군 진입의 경쟁률이 대폭 상승했다. 1년 사이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향상됐고, 새롭게 가세한 전력도 쏠쏠하다. 무엇보다 물음표 투성이였던 전력이 이젠 어느 정도 검증됐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2012년까지 LG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이었다. 자연스럽게 지난해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최하위권 전력으로 꼽혔다. 어느 포지션에서도 타 구단에 비교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충분히 객관적인 평가였다.
하지만 1년 만에 팀이 완전히 달라졌다. 김기태 감독의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력 아래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LG는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11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그 사이 젊은 선수들은 한 단계 기량을 성장시켰고, 그것은 오롯이 팀 전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먼저 선발진을 보자. 지난해 LG는 리즈와 주키치 이외에는 검증된 선발 투수가 없었다. 우규민, 임찬규, 신정락으로 3~5선발을 구성했지만 세 명 모두 1군 풀타임 선발 경험이 전무한 선수들이었다. 그 뒤를 받칠 마땅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그러나 올 시즌, '에이스' 리즈가 부상으로 이탈했음에도 LG 선발진에는 후보들이 차고 넘친다. '승리의 아이콘' 류제국과 '10승 투수' 반열에 오른 우규민이 검증을 마치고 듬직하게 버티고 있다. 신정락 역시 지난해 9승을 거뒀으며, 지난 2년 간 '후반기의 사나이'로 통한 좌완 신재웅도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경찰청에서 제대한 윤지웅, 재활에 성공한 김광삼, 베테랑 김선우, 신인 임지섭까지 선발 후보로 꼽히고 있다. 후보가 많다보니 1차적으로 구성된 선발진에 변수가 생기더라도 대처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불펜 역시 마찬가지다. 베테랑 좌완 듀오 류택현과 이상열, FA 2년차 정현욱, 아시안게임 참가에 열의를 보이는 유원상 등이 건재하다. 여기에 정찬헌, 임정우 등 영건들의 기량이 크게 성장했다. 사이드암 김선규 역시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 중이며 신승현도 때를 기다리고 있다. 마운드는 이미 '투수왕국'을 꿈꿀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야수 쪽 역시 괄목상대했다. 지난해 개막전 라인업은 물음표 투성이였다. 7번 1루수 문선재, 2번 2루수 손주인, 6번 지명타자 정의윤, 9번 좌익수 정주현까지 4명이 풀타임 1군 경험이 없는 선수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상무에 입대한 정주현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지난 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1군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김용의 역시 지난 시즌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한 선수. 여기에 올 시즌 공익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박용근, 박경수에 신인 배병옥까지 가세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베테랑 임재철 역시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타자 조쉬 벨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몇 년간 LG는 '리빌딩'을 외쳐오면서 정작 선수층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오랜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면서 젊은 선수들이 성장했다. 자연스럽고도 이상적인 리빌딩을 통해 선수층이 몰라보게 두꺼워진 LG 트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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