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투수들이 달라졌다. 훈련 시간이 예년에 비해 많이 줄어든 것이다.
LG는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연습경기를 통한 실전 훈련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시즌 개막이 다가옴에 따라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연습경기가 없는 날은 홈 구장으로 사용 중인 이시카와구장에서 훈련을 소화한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투수들의 훈련 시간이 예년에 비해 짧아졌다는 것이다. 그만큼 훈련량도 줄어들었다.
모든 투수들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젊은 투수들은 아직도 빡빡한 훈련 스케줄에 맞춰 움직인다. 훈련량이 줄어든 것은 중고참, 고참급 투수들 뿐이다.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만난 현역 최고령 투수 류택현(43)은 "이번에는 (봉)중근이를 중심으로 훈련을 효율적으로 해보기로 뜻을 모았다"며 "훈련장에 나와서 각자 필요한 훈련 메뉴를 소화하고, 그것만 마치면 숙소로 돌아간다"고 전했다.
이어 류택현은 "나이가 서른 정도 되는 선수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 약간 메이저리그 방식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며 "그 정도면 각자 알아서 몸 관리를 할 수 있는 나이다. 고참급 선수들에게는 양만 많다고 좋은 훈련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투수들보다 야수들의 훈련량이 많은 것이 보통이다. 특히 젊은 투수들의 경우 기량을 성장시키기 위해서 많은 공을 던져야 하지만, 연차가 쌓인 투수들은 아프지 않은 상태로 개막을 맞는 것이 더 중요하다. 부상 경력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지난해 LG는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은 3.72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11년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원동력이 된 탄탄한 마운드는 더 이상 눈치를 보며 훈련량에 집착할 이유가 없어졌다.
류택현은 지난 25일 한신과의 연습경기에 등판했다. 이번 스프링캠프 첫 실전 등판. 그는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는 괴력을 발휘하며 LG의 6-3 승리에 힘을 보탰다.
류택현은 "벌써 몇 번째 치르는 스프링캠프인지 모르지만 아직도 개막을 준비하는 과정은 어렵다"며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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