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옆집 베테랑의 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LG는 2일 두산 베어스에서 방출된 우완투수 김선우(36)와 연봉 1억5천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LG는 지난달 22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외야수 임재철(37)을 영입한 데 이어 두 명의 두산 베테랑 선수를 품에 안게 됐다.
LG와 두산은 잘 알려진 대로 잠실구장을 함께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웃 사이다. 그만큼 불편한 점도 많고, 라이벌 의식도 강하다. 그런 점에서 두산을 대표하는 투타의 베테랑 두 명이 한꺼번에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두산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 리빌딩을 진행 중이다. LG는 전력 보강을 통해 내년 시즌 우승에 도전한다. 그런 두 팀의 상황이 겹치며 두 베테랑의 '동반 옆집 이적'이 만들어졌다. 두산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두 선수가 LG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된 모양새다.
두산에서는 전력 외로 분류된 선수들이지만 LG의 전력에는 쏠쏠한 보탬이 될 전망이다. LG가 적지 않은 나이의 두 선수를 영입한 이유도 우승에 도전하는 내년 시즌, 두 선수에게 기대하는 바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임재철은 약점을 메우는 카드, 김선우는 강점을 유지하기 위한 카드라고 볼 수 있다.
먼저 임재철은 LG의 부족한 외야 수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G는 쓸 만한 외야수가 많은 팀이다. 그러나 이는 방망이에 국한된 이야기다. 이진영을 제외하면 강한 어깨를 가진 외야수가 없기 때문. 두 명의 이병규와 박용택, 정의윤은 타격 실력에 비해 어깨가 약한 편이다. 때문에 외야 플라이나 안타가 나왔을 때 상대 팀에게 한 베이스를 더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임재철은 강견을 자랑하는 외야수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LG를 상대로 결정적인 홈 보살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지켜내기도 했다. 따라서 LG는 임재철의 영입으로 외야 수비가 한결 안정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차 드래프트에서 임재철을 영입한 LG 송구홍 운영팀장은 "경기 후반 점수를 지키기 위해 대수비로 투입될 수도 있고, 선발로 출전할 수도 있다"며 활용도 높은 임재철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임재철은 우타 대타 요원이 부족한 LG에서 방망이로도 공헌을 할 수 있는 선수다.
김선우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3.72)에 오른 LG의 마운드를 더욱 탄탄하게 해줄 존재다. 아직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지만 재활 기간을 충분히 거친다면 제 몫은 해줄 수 있다는 평가다. 선발은 물론 불펜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LG로서는 팀 사정에 따라 김선우를 여러 모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관건은 몸 상태다. 올 시즌 김선우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리며 한국무대 유턴 후 가장 적은 60.1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까지는 매 시즌 평균 150이닝 정도를 소화했다. 이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김선우는 부상만 극복한다면 선발로도 아직 경쟁력이 있는 투수다.
임재철, 김선우 두 선수의 풍부한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인 두 선수가 LG의 젊은 선수들에게 노하우를 전해주는 등의 시너지 효과도 LG가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다. 라이벌인 '옆집' 두산에 관한 정보 역시 LG가 얻을 수 있는 부가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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