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미리보는 챔피언결정전.'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가 2013-14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마지막날인 24일 삼성화재의 안방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맞대결한다.
프로 출범 이전 실업시절부터 두 팀은 라이벌로 꼽혔다. 지난 시즌까지 역대 통산 상대전적에서 삼성화재가 37승 17패로 현대캐피탈에 앞서있다. 상대전적 결과를 놓고 보면 '라이벌'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결정적인 순간 삼성화재의 발목을 잡은 일이 꽤 있다.
삼성화재의 78연승행진을 멈춘 팀이 바로 현대캐피탈이다. 또한 현대캐피탈은 2005-06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당시 실업시절부터 이어진 삼성화재의 연속 우승을 막았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최근 3시즌 동안 챔피언결정전에 나서지 못했다. 삼성화재의 대항마로 대한항공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런 이유로 현대캐피탈은 올시즌 첫 맞대결에서 기선제압을 노리고 있다.
올시즌 두 팀의 경기가 유독 관심을 끄는 건 바로 이적선수 때문이다. 삼성화재 수비의 핵심 전력인 리베로 여오현이 오프시즌 동안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현대캐피탈로 이적했다. 보상선수로 그동안 현대캐피탈의 높이를 담당했던 이선규가 선택돼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그림이다. 지난 2010-11시즌이 그랬다. 당시 현대캐피탈에서 FA 자격을 얻은 박철우가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고 그에 대한 보상선수로 국가대표팀 주전세터였던 최태웅이 현대캐피탈로 왔다. 3시즌이 지난 지금 상황이 반대가 됐다.
'삼성맨'에서 '현대맨'이 된 여오현은 삼성화재전을 앞두고 "특별하진 않다"며 "특정팀에 신경을 쓰진 않는다"고 했다. 그는 "삼성화재에서 뛸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매 경기 어떤 팀을 만나든 승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래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솥밥을 먹은 동료를 네트를 사이에 두고 봐야 하는 건 어색한 일이다.
여오현은 "정들었던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원정팀 라커룸을 쓰고 코트 반대편에 있는다는 게 조금은 그렇긴 하다"며 "하지만 이적 이후 컵 대회에서 이미 경험한 일이다. 괜찮다"고 얘기했다.
여오현은 이날 팀 동료였던 레오(쿠바)와 박철우의 스파이크를 온 몸으로 받아내야 한다. 여오현은 "레오가 때린 공을 자주 받아본 적은 없다"고 웃었다. 삼성화재 시절 팀 훈련때 여오현은 레오와 함께 주전팀에 들어가 함께 손발을 맞춘 적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레오의 공격을 수비한 경우는 얼마 안된다.
그는 "레오가 공격 테크닉적인 부분에서는 정말 뛰어난 선수라고 본다"면서도 "우리팀 외국인선수인 리베르만 아가메즈(콜롬비아)의 파워가 더 강하다"고 했다. 여오현은 "어쨌든 삼성화재와 맞대결은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을 갖고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오프시즌 동안 여오현과 아가메즈를 데려와 전력을 보강했다. 여기에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과 사령탑 라이벌이기도 한 김호철 감독이 2년 만에 다시 팀 지휘봉을 다시 잡았다. 또한 두 팀은 현재 4승 1패로 승패가 같다. 승점에서 앞선 현대캐피탈이 1위, 삼성화재가 3위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1위 자리가 바뀔 수 있다.
삼성화재는 안방에서 현대캐피탈에 강했다. 프로 출범 후 지난 시즌까지 24차례 충무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을 만나 18승 6패로 크게 앞서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배구팬들의 관심은 대전으로 쏠리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