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두산이 연장 접전 끝에 승리, 2연승을 내달리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두산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연장 13회까지 열전을 벌여 5-1로 승리했다. 5시간 32분이라는 포스트시즌 최장시간 경기가 된 이날 오재일이 삼성의 철벽 마무리 오승환으로부터 솔로홈런을 뽑아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원정경기에서 2연승을 거둔 두산은 앞으로 2승만 추가하면 2001년에 이어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다. 삼성은 이날 정예 투수들을 모조리 투입하고도 뼈아픈 패배를 당함으로써 상당한 내상을 입었다.
양 팀은 하루 휴식 후 27일 잠실구장에서 3차전을 치른다.
1-1로 연장전에 돌입한 후 끝을 알 수 없던 승부는 13회초에 갈렸다. 1사 후 오재일이 9회부터 계속 던지고 있던 오승환의 초구를 노려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결승 홈런이었다. 일단 균형을 깨지자 기세가 오른 두산은 계속 몰아붙였고, 상대 1루수 채태인의 실책과 손시헌의 적시타 등으로로 3점을 더해 5-1로 앞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이 나란히 무실점 역투해 좀처럼 점수가 나지 않았다. 8회에야 두 팀은 1점씩을 서로 주고받았다. 8회초 두산이 먼저 점수를 냈다. 김현수가 2루수 왼쪽으로 빠지는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최준석이 볼넷을 골라 1사 1, 2루가 됐다. 홍성흔의 우익수 뜬공 때 김현수가 3루까지 달렸고, 2사 1, 3루 찬스에서 김재호가 안지만의 초구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좌전 적시타를 때렸다. 길었던 무득점 행진이 김재호의 방망이에서 깨졌다.
삼성이 8회말 곧바로 반격에 나서 동점을 만들었다. 정형식의 볼넷과 박석민의 내야안타로 1사 1, 2루 찬스를 잡은 뒤 채태인의 우전 적시타로 1-1 균형을 맞췄다.
1-1로 맞서 돌입한 연장전에서는 아쉬운 장면이 속출했다. 특히 삼성은 10회말 1사 만루, 11회말 2사 만루의 두 차례 끝내기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 뼈아픈 2연패로 돌아왔다.
두산 니퍼트가 6이닝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 삼성 밴덴헐크도 5.2이닝 4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양 팀 선발은 나란히 호투했으나 둘 다 0-0으로 맞선 가운데 강판해 승패와 연관이 없었다. 이후 불펜진들도 8회 1점씩 주고받을 때를 제외하면 어떻게든 실점 없이 버텨 기나긴 연장 승부를 벌여야 했다.
결국은 마무리 쪽에서 희비가 갈린 셈. 두산 6번째 투수로 나섰던 정재훈이 1.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삼성 오승환은 4이닝 1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오승환은 이날 무려 53구를 던지며 6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는 등 구위를 과시했으나 홈런 한 방을 맞고 씁쓸하게 마운드를 내려오고 말았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