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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거듭하는 김신욱, 홍명보 감독에 어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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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훈련으로 유연성, 순발력 끌어올려…활동 반경도 넓어져

[이성필기자] '시누크' 김신욱(25, 울산 현대)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편견이 있다. 196㎝의 장신으로 헤딩만 잘할 줄 안다는 것이다.

김신욱에 대한 편견이 굳어진 데는 국가대표에서의 움직임 때문이다. 조광래, 최강희 전 국가대표 감독이나 홍명보 현 감독 모두 김신욱을 대표로 선발한 다음 선수들에게 김신욱의 높이를 보지 말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습관이 행동을 부른다고, 경기를 치르다 다급한 상황이 되면 모두가 김신욱의 머리를 향해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 때문에 김신욱이 출전할 경우 국가대표팀 공격은 플레이가 단순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패싱 축구로 공격을 전개하려고 해도 탁월한 높이이 김신욱이 있으면 가장 간단하게 활용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김신욱의 고정된 움직임도 지적을 받았다. 전방에서 폭넓게 움직이지 않으니 상대 수비가 몸싸움만 이겨내면 볼을 차단하거나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신장에 비해 점프가 높지 않으니 상대 수비에 차단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지난 7월 동아시안컵을 끝으로 김신욱을 대표팀에 부르지 않고 있다.

이는 울산에서도 비슷했다. 지난 시즌의 경우 이근호, 하피냐 등이 주변에서 쉼없이 움직였고 김신욱은 중앙에서 위 아래로 오가며 헤딩을 해 동료에게 찬스를 연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김신욱 스스로는 상대적으로 골을 많이 넣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김신욱이 달라졌다. 전방 전체로 움직임의 폭을 넓히는 등 공간 활용의 대가로 변신하고 있다. 김호곤 감독이 폭넓은 김신욱의 움직임 효과를 내기 위해 개인 훈련에 공을 들인 결과다. 이번달 초부터 김신욱은 시즌 막바지 순위 싸움에 대비해 순발력,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 특별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향상된 움직임은 기록이 말해준다. 김신욱은 올 시즌 16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헤딩 골은 7골에 불과하다. 오른발 6골, 왼발 1골이다. 페널티킥 2골까지 포함하면 발로 넣은 골은 헤딩 골보다 많은 9골이나 된다. 도움도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6개를 기록하고 있다. 쉼없이 공간을 찾아 움직인 결과였다.

김신욱이 끊임없이 공간을 창출하려 노력하니 상대 수비는 자연스럽게 그를 따라다니게 된다. 이로 인해 뒷공간이 비게 되고 이는 울산의 득점 루트로 활용된다. 20일 FC서울전에서 김신욱은 후반 25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기막힌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을 터뜨렸다. 서울 수비가 한 쪽으로 쏠린 것을 놓치지 않고 빠른 판단으로 슈팅한 결과였다.

김신욱의 업그레이드는 울산이나 대표팀 모두에 나쁘지 않다. 울산은 하피냐-김신욱 투톱 활용도를 극대화하며 이길 경기는 확실히 이김으로써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김호곤 감독은 "김신욱은 과거 잦은 헤딩 플레이보다는 공간 활용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변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원톱 부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홍명보호에도 이런 김신욱을 활용해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 김신욱 스스로도 "(대표)팀에 마이너스가 된다면 바꿔야 한다. 대표팀에서 단 1분이라도 뛸 수 있다면 그것에 맞춰 준비할 것이다"라고 대표팀 복귀 의지를 밝혔다. 말리전에서 원톱 기용됐던 이근호(상주 상무)의 왕성한 움직임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홍명보 감독 입장에서는 여전히 김신욱이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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