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두산 베어스가 플레이오프 첫 판에서 웃었다. 두산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13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2로 승리, 먼저 1승을 챙겼다.
예상 밖의 승리였다. 두산은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를 최종 5차전까지 치렀고 그 가운데 세 경기가 연장까지 가는 혈전이었다. 그리고 5차전 후 휴식일은 단 하루였다. 경기감각 면에서는 LG에게 앞선다고 했지만 넥센을 상대로 엄청난 소모전을 치르고 올라왔기 때문에 적어도 1차전은 아무래도 전력을 비축하며 여유있게 준비해온 LG의 우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두산은 준플레이오프를 '역스윕'으로 통과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두산은 넥센과 준플레이오프에서 홈런 덕을 봤다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LG를 상대로 안정된 내야수비가 팀 승리의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무엇보다 내야 수비의 핵인 유격수 김재호의 수비가 돋보였다. 김재호는 이날 두산이 LG로부터 잡아낸 아웃 카운트 27개 중에서 8개를 책임졌다. 두산 선발 노경은(6이닝)과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홍상삼(3이닝)이 LG 타자를 상대로 내야땅볼 유도를 많이 했는데 전체적으로 수비의 안정감이 돋보였다.
4회말 LG 공격에서는 김재호가 아웃 카운트 3개를 모두 책임졌다. 세 차례 연달아 나온 유격수쪽 땅볼 타구를 잘 처리했다. 또한 3회말 무사 1, 2루 상황과 7회말 1사 1루 상횡에서 나온 두 차례 병살플레이도 깔끔하게 마무리를 해 실점 위기를 벗어나는데 도움을 줬다.
김재호는 내야안타가 될 가능성이 높았던 느린 타구를 재빠르게 대시해 여러 번 잡았고, 3-유간 깊숙한 타구를 잡았을 때는 강한 송구로 타자주자를 아웃시켜 물샐 틈 없는 수비력을 과시했다.
LG도 유격수를 맡은 오지환이 몇 차례 수비에서 인상적인 파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1회초 2사 만루에서 최재훈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해 2루로 송구, 추가 실점 위기를 막아내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처럼 단기전 승부에서는 단 하나의 수비 실책도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LG가 이날 1차전을 내준 결정준 패인이 바로 실점과 연결된 3루수 정성훈의 두 차례 실책 때문이었다.
폭넓은 수비범위, 안정된 포구, 정확하고 빠른 1루 송구. 1차전에서 보여준 김재호의 유격수 수비력이라면 두산은 적어도 내야 수비에서만큼은 흔들림 없이 LG와 좋은 승부를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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