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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홍상삼, LG팬들의 환호(?)를 잠재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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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이닝 무실점 '완벽 세이브'…LG팬들 조롱 섞인 응원에 완벽투로 화

[김형태기자] 두산과 LG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16일 잠실구장. 7회말 LG 공격 때 두산이 선발 노경은에 이어 홍상삼을 투입하자 환호가 쏟아졌다. 두산 응원석이 아닌 LG 팬들이 몰려 있는 1루측 관중석에서 나온 함성이었다. 의미는 분명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극심한 난조를 보인 홍상삼의 투입을 환영(?)한다는 거였다.

첫 타자 김용의를 유격수 땅볼로 잘 처리한 뒤 아니나 다를까 홍상삼의 고질병(?)이 도졌다. 갑자기 제구 난조 증상이 나타난 홍상삼은 윤요섭을 연속 볼4개로 내보냈다. LG팬들의 박수갈채는 더욱 커졌고, '홍상삼' 이름을 연호하는 소리마저 들렸다.

3-2 박빙의 리드에 안심할 수 없었던 김진욱 두산 감독이 직접 마운드로 올라갔다. 불펜에는 또 다른 우완 윤명준이 몸을 풀고 있던 상황. LG팬들은 "홍상삼을 놔두라"며 그의 이름을 목청껏 연호했다.

김 감독이 LG 패들의 '바람' 대로 홍상삼을 마운드에 놔둔채 덕아웃으로 들어가자 경기장은 더욱 시끄러워졌다. 3루측 두산 관중석에서는 상대적으로 반응이 적었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무척 난감한 상황에 직면한 홍상삼은 이후 다른 투수로 변신했다. 오기가 난다는 듯 깔끔한 투구로 LG 타선을 제압했다. 1사1루서 맞선 손주인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6-4-3 병살타로 처리하며 수비를 마치더니 8회에도 흠잡을 데 없는 투구로 셋업맨의 역할을 100% 다했다.

8회말 선두 오지환을 중견수 뜬공 처리한 그는 박용택을 평범한 2루수 내야 플라이로 잡아내더니 1회말 동점 투런홈런을 때려낸 이병규(7번)마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풀카운트에서 구사한 147㎞ 강속구에 이병규의 방망이는 맥없이 허공을 갈랐다.

홍상삼이 두산의 가장 큰 약점인 경기 후반을 깔끔하게 막아주자 두산 타선은 9회초 김재호의 2루타와 정수빈의 적시타로 쐐기점을 뽑았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홍상삼은 LG의 마지막 추격 기회마저 봉쇄하고 팀의 4-2 승리를 완벽하게 뒷받침했다.

이날 홍상삼의 기록은 3이닝 2탈삼진 1볼넷 무실점. 두산이 시즌 내내 그에게 기대했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불안하기 짝이 없던 것에서 180도 변신한 모습이었다. 그를 향한 '환호'가 이번엔 1루가 아닌 3루측 관중석에서 터져나왔음은 물론이다.

가장 중요한 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이긴 데다 '미운 오리' 홍상삼까지 살아나 기쁨이 2배인 두산이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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