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넥센 히어로즈 '캡틴' 이택근이 사령탑의 선물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지난 7일 미디어데이 행사가 끝난 뒤 선수단에 선물 하나 씩을 전달했다. 평소 친분이 있는 한의원에서 공수한 공진단이었다. 체력회복에 특효가 있는 한약이다.
염 감독은 선수단에 대한 고마움을 고가의 한약을 선물하면서 표현했다. 선수들이 공진단의 효과로 힘을 내 준플레이오프에서 열심히 뛰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8일 열린 1차전에서 넥센이 이택근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4-3으로승리, 결과적으로 염 감독의 선물이 효과를 발휘했다.
그러나 내면에는 웃지 못할 사연이 숨어있었다. 경기 후 MVP로 선정된 이택근은 "감독님이 직접 약을 해주셨는데, 그게 굉장히 귀하고 좋은 약이라고 하더라"며 "그런데 어제 밤에 먹고 잤더니 잠이 안오더라. 저 말고도 잠을 못 잔 선수들이 있는 것 같았다. 이제는 낮에 먹어야겠다"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순식간에 기자회견장에는 큰 웃음이 터졌다. 이날 이택근은 끝내기 안타가 나오기 전까지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는 등 정상 컨디션이 아닌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마지막 타석 끝내기 안타로 영웅이 됐지만, 염 감독의 선물이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켰다고도 볼 수 있었다.
수훈선수로서 이택근의 옆에 있던 박병호의 말이 걸작이었다. 박병호는 "저는 그럴 줄 알고 안먹었다"며 "내일은 낮 경기니까 경기 전에 먹어야겠다"고 말하며 빙그레 웃었다. 이날 박병호는 솔로 홈런 포함 2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으로 맹활약했다.
답은 확실해졌다. 이택근의 말대로 염 감독의 선물을 낮에 복용, 경기에서 힘을 내는 것이다. 9일 오후 2시에 열리는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결과가 궁금해진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