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또 한 번 정상에 오른 류중일 삼성 감독을 명장으로 불러도 좋을까. 그가 이룬 성과만 놓고 보면 '명감독' 소리를 들어도 부족할 것이 없다. "운좋게 삼성이라는 강팀을 맡았기 때문"이라는 일각의 시선이 있지만 정규시즌 3연패의 업적을 누구도 폄하하기는 어렵다. 한국시리즈 2회 우승과 정규시즌 3회 우승의 금자탑은 누가 뭐래도 눈부시다.
사령탑 부임 초기에는 기대보다 우려가 앞섰던 게 사실이다. 특히 지난 2011년 개막 전 삼성이 류중일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킬 때만 해도 삐딱하게 보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리더라기보다는 '참모'의 이미지가 강한 그가 삼성이라는 큰 구단을 제대로 이끌 지 걱정이라는 시각이었다.

그러나 모든 건 쓸데 없는 기우에 불과했다. 부임 첫 해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그리고 아시아시리즈까지 빼놓지 않고 정상으로 팀을 이끈 류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뚜껑을 열어보니 삼성에 가장 어울리는 감독이라는 말이 적지 않다. 선수들을 윽박지르기보다는 하나하나 감싸 안을 줄 아는 류 감독 덕분에 삼성 선수들은 눈치 보지 않고 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한다는 평가다.
특유의 온화하고 너그러운 성품에 유쾌한 리더십까지 갖춘 그는 '형님 리더십'이라는 칭찬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시즌부터 류 감독은 서서히 지도 스타일에 변화룰 주기로 결심했다. "선수들과 너무 가깝게 지낸 것 같아 바꾸기로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팀이 힘들 때 감독인 내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코치들과 선수들이 함께 상의하는 게 난관을 헤쳐나가는 데 더 낫다고 봤다. 감독은 결국 크게 보고 전체 관리를 해야 하는 자리다"라고 그는 말한 바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한 뒤 류 감독은 "나는 명장이 아니라 복장이다. 참 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스스로를 낮췄다.
류 감독은 감독 부임 후 이렇다 할 실패를 경험해보지 않았다. 이제 마지막 과제는 삼성을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그 때에는 '명장'이란 호칭이 더욱 자연스럽게 따라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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