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올 시즌 류현진(26, LA 다저스)의 등판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두 가지. 바로 1회 고전하는 징크스와 위기에서 더욱 위력적인 공을 뿌리는 능력이다. 이 두 가지가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도 한꺼번에 나타났다.
류현진은 30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8피안타 2실점을 기록, 패전투수(다저스 1-2 패배)가 됐다. 이로써 류현진은 올 시즌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마감, 포스트시즌 대비에 돌입하게 됐다.
또 불안한 시작이었다. 류현진은 1회초 첫 타자 찰리 블랙몬에게 볼넷을 허용하더니 조쉬 러틀리지, 토드 헬튼에게 연속 안타까지 내주며 무사 만루에 올렸다. 여기서 트로이 툴로비츠키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고 선취점을 빼앗겼다.
시작부터 네 타자를 연속해서 출루시키며 '1회 부진 징크스'를 이어간 류현진에게는 한 점을 내주고도 무사 만루의 위기가 계속됐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번엔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마이클 커다이어, 놀란 아레나도를 연속해서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찰리 컬버슨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은 것. 그렇게 류현진은 1회초 올 시즌 자신의 피칭을 관통하는 두 가지 화두를 모두 꺼내 보였다.
류현진이 1회 고전했던 것은 기록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의 1회 성적은 평균자책점 4.97(29이닝 16자책점), 피안타율 2할9푼7리, 피안타 33개, 피홈런 7개, 볼넷 12개다. 모든 면에서 다른 이닝에 비해 최다 수치다. 16자책점은 전체 62자책점의 26%에 해당하며, 피홈런 7개는 전체 15개 중 46.7%에 이른다.
위기 관리 능력 역시 기록으로 나타난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의 피안타율은 2할4푼7리였다. 그러나 득점권 피안타율은 2할1푼6리로 뚝 떨어진다. 특히 11번의 만루 위기에서는 한 번도 안타, 볼넷을 내보낸 적이 없었다. 삼진과 병살타 각각 2차례 씩으로 위기를 넘어섰다. 총 병살 유도는 무려 26차례나 기록했다.
이제 류현진은 포스트시즌을 대비해야 한다. 이날 콜로라도전 1회초에서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한꺼번에 보여줬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도 어느 정도 답이 나온 셈이다. 류현진은 다음달 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틀랜타와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등판할 것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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