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선두를 향해 거침없이 달리고 있는 LG 트윈스의 마운드에 숨통이 트였다.
LG는 12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11-3으로 완승을 거두며 2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 선두 등극 후 2위와 벌어진 가장 큰 승차다. 이로써 LG는 앞으로의 순위 싸움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무엇보다 마운드 운용에 여유가 생겼다. 이날 KIA전에서 LG는 선발 류제국이 6이닝(2실점)을 소화한 뒤 정찬헌과 임정우, 김선규가 나란히 1이닝 씩을 이어던지며 경기를 끝냈다. 크게 벌어진 점수 차 덕분에 불펜 필승조가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 8일 삼성과의 경기에 나란히 등판했던 불펜 필승조, 이동현-유원상-봉중근에게는 꿀맛같은 휴식이 아닐 수 없다. 이날 경기에 앞서 LG는 10일과 11일 열릴 예정이던 두산과의 2연전이 모두 우천으로 취소됐다. 월요일(9일) 휴식까지 보태 이들은 총 나흘 동안이나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한 자리에 구멍이 났던 선발진도 한숨을 돌렸다. 우천취소 없이 예정대로 경기가 열렸다면 11일 두산전 선발은 2년차 좌완 최성훈이 나설 가능성이 높았다. 최성훈은 올 시즌 아직까지 긴 이닝을 던져본 경험이 없어 LG로서는 비교적 불안한 카드. 한 경기만 취소가 됐어도 15일 NC전에는 어쩔 수 없이 임시 선발이 투입됐어야 했다. 그러나 이틀 연속 비가 내리며 선발 로테이션이 차질없이 돌아갈 수 있게 됐다.
13일 KIA전에 우규민이 선발로 나서고 14일부터 열리는 NC와의 2연전에는 리즈와 신재웅이 등판하면 된다. 다음주에는 2군으로 내려간 신정락이 1군에 합류해 다시 정상적인 5인 로테이션 가동이 가능하다. 신정락은 지난 12일 넥센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사사구 1실점 호투를 펼치며 구위 점검까지 마쳤다.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는 언젠가는 치러야만 한다. 취소되는 경기가 많으면 남은 일정이 팍팍해질 우려도 있다. LG도 두산과의 2연전이 취소되면서 7연전의 강행군 속에 페넌트레이스를 마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당장의 과부하를 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선두 다툼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다. 시즌 막판에는 어차피 순위가 거의 결정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매 경기를 총력전으로 치러야 하는 현재 시점이 선두 다툼의 최대 분수령이다.
시즌 끝까지 선두 자리를 지켜낸다면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휴식을 취하면서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상위권 4팀이 모두 바라고 있는 시나리오다. 마운드 운용에 숨통이 트인 LG가 그 시나리오를 향해 조금씩 다가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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