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올 시즌 가장 불운한 투수를 뽑는다면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30)가 될 가능성이 높다.
리즈는 올해로 한국 무대를 밟은 지 3년째를 맞는다. 3년 중 가장 뛰어난 구위를 보인 시즌은 다름아닌 올 시즌. 그러나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 현재 리즈는 140개의 탈삼진으로 1위에 올라 있다. 구위가 그만큼 좋다는 의미다. 그런데 그는 9개 구단 전체 투수를 통틀어 최다 패수(11패)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무대 데뷔 시즌이던 2011년, 리즈는 11승13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했다. 시속 160㎞에 육박하는 빠른공을 무기로 상대 타선을 농락하기도 했지만 치명적 약점인 제구 불안을 통해 쉽게 무너지기도 했다. 한 마디로 기복이 심했던 첫 시즌이다.
이듬해 2012년에는 마무리 보직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마무리는 리즈의 적성에 맞지 않았다. 결국 선발로 돌아온 리즈는 5승12패5세이브 평균자책점 3.69의 성적을 남겼다. 역시 자신은 선발 체질이라는 사실을 증명한 시즌이었다.
그리고 올 시즌. 시즌 초반부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오고 있는 리즈는 27일 현재 8승11패 평균자책점 3.14을 기록 중이다. 투구 이닝도 157.2이닝을 기록, 2011년의 164.2이닝을 곧 넘어설 기세다. 2012년(151.1이닝) 기록은 이미 넘어섰다.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버텨내는 것이 올 시즌 리즈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평균자책점 등의 성적에 비해 패수가 너무 많다. 승수도 8승에 그친다. 그만큼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올 시즌 리즈의 퀄리티스타트 회수는 17회. 리즈는 12번의 퀄리티스타트로 11승(3패)을 기록 중인 삼성의 배영수가 부러울 수밖에 없다.
리즈는 퀄리티스타트 전체 순위에서 옥스프링(롯데)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1위는 유먼(롯데, 20회), 2위는 찰리(NC, 19회)다. 그러나 리즈의 다승 순위는 공동 13위에 머물고 있다. 반대로 패전 순위는 11패로 레이예스(SK), 이브랜드(한화)와 함께 공동 1위. 평균자책점 순위에서도 찰리(2.53), 세든(SK, 2.70)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는 리즈다. 지독하게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각종 순위에서 나타난다.
그런 리즈가 28일 넥센과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한다. 선두싸움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경기. LG는 삼성에 1.5경기 차 뒤진 2위를 달리고 있어 선두 탈환을 위해서는 이날 경기에서의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넥센전 성적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올 시즌 리즈는 넥센을 상대로 두 차례 선발 마운드에 올라 1승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 중이다. 극과 극의 피칭으로 남겨진 성적이다. 지난 6월15일 경기에서는 한국 무대 첫 완봉승을 따냈지만 7월5일에는 2.2이닝 4실점하고 조기강판했다.
불운의 아이콘 리즈다. 잘 던지고도 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순둥이'로 불릴 정도로 착한 성격인 리즈는 한 번도 겉으로 아쉬움을 표현하지 않는다. 과연 동료들이 이번 넥센전에서는 리즈에게 시원스러운 승리를 안겨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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