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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4강 격돌 제주-포항, '페드로'냐 '고무열'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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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4강 미디어데이, 박경훈 "오렌지 염색" Vs 황선홍 "추억 쌓고파"

[이성필기자] 2년 연속 4강에서 격돌하게 된 제주 유나이티드 박경훈 감독과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은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였다.

2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다목적 회의실에서 열린 '2013 하나은행 FA컵' 4강 대진 추첨 결과 제주는 다음 달 14일(또는 15일) 제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과 결승 진출을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제주는 박경훈 감독 부임 후 FA컵에서 두 차례 4강(2010년, 2012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포항은 세 차례나 우승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황 감독이 감독 입문 후 첫 우승을 맛본 의미 있는 대회다.

지난해 4강전에서 포항을 넘지 못했던 제주는 이번에는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K리그 클래식 순위가 7~8위를 오르 내리고 있다. 상위 스플릿 진입 마지노선인 7위를 사수해야 상위 3위까지 주어지는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에 도전할 수 있다.

정규리그에서 3위에 들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되면 FA컵에서 우승하면 된다. FA컵에 대한 좋은 기억이 적은 제주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정규리그 1위로 순항 중인 포항과는 입장이 다르다.

이 때문에 박경훈 감독은 "올해는 (포항에) 설욕할 기회다. 제주에 와서 올해까지 3번째 4강에 올랐는데 죽느냐 사느냐의 각오로 하겠다"라며 죽을 힘을 다해 포항에 맞서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반면, 황선홍 감독은 다소 여유가 있어 보였다. 그는 "지난해는 5경기 모두 홈에서 했는데 올해는 원정만 하고 있다"라며 "어려운 원정 경기가 예상되지만 준비를 잘해서 꼭 이기겠다"라고 말했다.

양 팀은 만났다 하면 기본 4골 이상 주고 받았다. 짧은 패스에 기반을 둔 빠른 공격 축구를 구사하는, 스타일이 비슷해 그렇다. 이 때문에 단판 승부지만 다득점 승부를 예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두 감독 모두 몸을 사렸다. 박 감독은 "포항은 리그에서 가장 조직력이 좋고 개개인의 능력도 뛰어난 팀이다. 올해 두 번 싸워 모두 패했다. 그래서 이겨야 한다"라며 "한 골 승부가 될 것 같다. 페드로가 골을 넣으면 이겼는데 기대해 보겠다"라고 전했다.

황 감독도 "단판 승부라 난타전이 될 것 같지는 않다. 한 골 승부일 것 가다. 고무열이 골을 넣으며 이겼으니 그렇게 될 것으로 믿는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변수는 잔디다. 올해 유난했던 불볕더위로 인해 잔디가 죽으면서 땜질한 경기장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서귀포월드컵경기장도 마찬가지, 박 감독은 "6월까지는 K리그 전 구단에서 가장 좋은 잔디를 가진 경기장이었는데 지금은 최악이다. 하지만 9월이면 복구될 것이다"라며 큰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고 판단했다.

제주의 우승에 대한 열망은 박 감독의 오렌지색 염색 공약으로 이어졌다. 박 감독은 올해 입버릇처럼 홈 관중 2만명 돌파시 머리카락을 구단 상징색인 오렌지색으로 염색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이번에 우승하면 오렌지색 염색을 하겠다. 구단 관계자와 상의해서 몇 경기를 할지 생각하겠다"라고 웃었다.

황 감독은 "지난해 첫 우승을 하면서 환희와 기쁨을 맛봤다. 더 해보고 싶다. 좋은 추억을 쌓고 싶다"라며 응수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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