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확실히 후반기에 강하다. LG 트윈스의 좌완 투수 신재웅(31)이 '후반기의 사나이'다운 면모를 보이며 팀의 상승세를 떠받치고 있다.
신재웅은 11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LG는 다시 3연승을 달리며 선두 삼성을 1경기 차로 추격하게 됐다.
사실 LG의 후반기에는 불안요소가 있었다.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2군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투수 주키치의 존재다. LG는 주키치의 퇴출까지 고려했지만 결국 잔류를 선택했다. 김기태 감독이 직접 나서 "주키치를 안고간다"고 천명했다.
잔류가 결정됐지만 주키치는 아직 팀 전력에 전혀 도움이 못되고 있다. 주키치의 마지막 1군 등판은 지난달 7일 넥센전이다. 당시 주키치는 5이닝 8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이후 2군에서만 3차례 등판을 가졌지만 LG 코칭스태프는 주키치의 구위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한 명이 개점휴업 상태라는 것은 선발 로테이션에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LG에는 대안이 있었다. 바로 신재웅이다. 신재웅은 후반기 세 차례 선발 등판해 주키치의 공백을 메우고도 남는 활약을 펼쳤다. 지난주에는 화요일, 일요일 두 차례 등판해 모두 승리를 따내는 에이스급 존재감을 과시했다.
신재웅의 후반기 첫 등판은 지난달 27일 두산전이었다. 신재웅은 5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어 지난 6일 NC전에서도 5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따내더니 11일 두산전에서 다시 6이닝 무실점으로 개인 3연승을 달렸다. 신재웅의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1.06(17이닝 2자책)에 불과하다.
전반기까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신재웅이다. 구원승으로 1승이 있었지만 선발로 나선 두 경기에서는 모두 조기강판되며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받았던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자신감 있게 공을 뿌리지 못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전혀 다른 투수가 돼 돌아왔다. 지난해 역시 신재웅은 후반기에만 팀 최다인 5승을 따낸 바 있다. 2년 연속 팀의 후반기 조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모습이다.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신재웅은 "전날 팀이 승리해 편안히 던질 수 있었다"며 두산 좌타자들에게 직구로 몸쪽 승부를 가져간 것이 범타를 유도하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고 승리 소감과 함께 자신의 투구 내용을 설명했다.
신재웅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0㎞ 초반대에 그친다.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던 신인 시절에 비해 구속은 많이 줄어든 상태. 어깨, 팔꿈치 부상으로 인한 변화였다. 하지만 신재웅은 구속 대신 날카로운 제구력과 수싸움을 갖추고 기교파 투수로 거듭났다.
또 하나 신재웅의 무기가 있다. 바로 자신감이다. 신재웅은 항상 "투수의 최고 무기는 자신감"이라고 말한다. LG 트윈스 선발진에 뚫린 커다란 구멍.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신재웅이 그 구멍을 확실히 틀어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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