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구원왕 경쟁에 불이 붙었다. LG 트윈스 봉중근(33)이 구원 선두 넥센 히어로즈의 손승락(31)의 턱 밑까지 다가선 것이다.
봉중근은 지난 10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3-2 승리를 지켜내며 세이브를 추가했다. 이로써 봉중근은 시즌 27세이브를 기록, 29세이브의 손승락에 2개 차로 따라붙었다.
7월까지만 해도 손승락이 봉중근에 5세이브 차로 앞서며 여유 있게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봉중근이 8월 들어 맹추격에 나서는 사이 손승락이 주춤하며 둘 사이의 격차가 좁혀졌다. 8월달 세이브 숫자는 봉중근이 5개, 손승락이 2개다.
소속팀의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다. 8월 성적에서 LG가 6승2패로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반해 넥센은 3승1무4패의 성적에 그치고 있다. LG는 단독 2위를 유지하며 선두를 넘보고 있지만 넥센은 4위까지 밀리며 5위 롯데의 추격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자연스럽게 세이브 기회가 봉중근에게 더 많이 주어졌다. 봉중근은 8월달 팀이 승리한 6경기 중 5경기에 등판해 세이브를 챙겼다. 반면 손승락에게는 8월달 2차례 세이브 기회가 주어졌을 뿐이었다.
올 시즌 구원왕 경쟁은 사실상 봉중근과 손승락의 '2파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3위 롯데의 김성배(22세이브), 5위 삼성의 오승환(19세이브)과는 격차가 많이 벌어져 있다. 4위 KIA의 앤서니(20세이브)는 아예 퇴출됐다. 팀 별로 40경기 정도를 남겨 놓은 상황이라 김성배, 오승환이 뒤집기에 성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봉중근으로서는 생애 첫 구원왕 도전이다. 지난해부터 팀의 뒷문을 지키기 시작한 봉중근은 마무리로서의 재능을 발휘하며 구원왕까지 넘보고 있다. 올 시즌 봉중근의 성적은 7승27세이브 평균자책점 1.28이다. 동점 상황에서 등판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이 7번의 구원승에서 잘 나타난다.
최근 봉중근은 "우리 팀 마무리는 3위"라며 "인정할 것은 인정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자신보다 마무리 경험이 많은 오승환, 손승락 앞에서 몸을 낮춘 것으로 해석된다. 오승환이야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마무리 투수고 손승락 역시 지난 2010년 구원왕에 오른 경력이 있다. 반면 봉중근은 이제 겨우 마무리로서 2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제 선두 자리도 가시권이다. 경쟁에 있어 경력은 큰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봉중근은 시즌 초반부터 "타이틀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왔다. 팀 승리만을 생각하며 마운드에 오를 뿐이라는 것이다.
세이브는 팀이 승리해야 쌓을 수 있는 기록이다. 결국 팀 성적과 세이브 숫자는 비례할 수 밖에 없다. 쫓는 자 봉중근과 쫓기는 자 손승락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LG와 넥센의 성적이 가장 큰 변수다. 생애 첫 구원왕을 바라보는 봉중근, 2010년 이후 3년만의 왕좌 탈환을 노리는 손승락. 과연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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