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프로야구 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할 때 주로 음악을 틀어놓는다. 반복되는 훈련이 자칫 지루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구단 프런트를 통해 듣고 싶은 음악을 신청하기도 한다. 주로 최근 유행하고 있는 가요가 대부분이다. 구장 안에 노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선수들은 구슬땀을 흘린다.
LG 트윈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최근 선수들이 '꽂힌' 노래가 있다. 5인조 걸그룹 크래용팝이 발표한 '빠빠빠'란 곡이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이노래를 정말 좋아한다"며 "다른 노래는 틀지 말라는 부탁이 많아 반복해서 해당 곡만 나오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를 앞두고 LG 선수들이 훈련을 할 때는 '빠빠빠'가 흘러 나오지 않았다. 일부러 틀지 않은 건 아니었다. 앞서 치른 4경기 동안 훈련을 할때 계속 같은 곡이 리플레이가 되자 일부에서 '다른 노래도 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래서 평소대로 여러 곡을 섞어 틀었다.
그런데 LG는 공교롭게도 8일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4-5로 졌다. 9일 경기를 앞두고 LG 김기태 감독은 "그 곡을 다시 트는 게 낫겠다"며 "어제(8일) 경기를 앞두고 그 곡을 듣지 않아 경기에 패한 모양"이라고 껄껄 웃었다. 김 감독은 정확한 노래가사와 곡명은 모르지만 선수들이 훈련을 할 때 계속해서 들었기 때문에 리듬을 기억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9일 경기를 앞두고 잠실구장에는 다시 '빠빠빠'가 반복해서 흘러나왔다. 물론 원정팀 롯데 선수들이 훈련을 할 때는 다른 곡이 나왔다.
노래의 힘이었을까. 이날 LG는 롯데에게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뒀다. 1회말 선취점을 뽑았지만 3회초 2점을 내줘 승부가 뒤집어 졌다. 하지만 LG 타자들은 4회말 대거 4점을 뽑아 경기 흐름을 바꿨다. 5회말과 8회말에도 각각 한 점씩 더 내면서 이날 롯데에 7-2로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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