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이적을 둘러싼 선수자격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김연경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연경과 에이전트사인 (주)인스포코리아(대표 윤기영)는 당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회견에서 흥국생명, 한국배구연맹(KOVO), 대한배구협회(KVA)에게 '원소속팀(club of origin)' 문제와 관련해 5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김연경과 인스포코리아는 25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했다. 공식적인 답변이 없을 경우 '국가대표팀 은퇴는 물론 연맹 소속 선수로 뛰지 않겠다'고 하며 배수진을 쳤다.
흥국생명은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김연경이 사과를 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고 그 이후에 이적 및 선수자격과 관련해 다시 대화를 하겠다고 했다. 연맹은 흥국생명이 김연경에 대해 내린 임의탈퇴선수 처리가 규정상 맞다면서 김연경이 낸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협회는 국제이적동의서(ITC) 임시 발급은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 23일 김연경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협회 내 절차가 있기 때문에 이번 달 안으로 회신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일단 김연경과 인스포코리아는 요구했던 답변을 세 곳으로부터 받은 셈이다.
이에 인스포코리아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문제 해결의 결정적 용어인 원소속팀(club of origin)에 대한 정확한 해명이 없다"며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지 못한 답변"이라며 아쉽다는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인스포코리아는 "김연경이 얻어내고자 했던 '최소한의 조건'을 채웠다"며 "답변 내용의 타당성을 떠나 문제 해결을 위한 최소한의 관심과 소통을 이끌어낸 것"이라고 의미 부여를 했다.
또한 인스포코리아는 협회가 이날 흥국생명으로 보낸 국가대표팀 소집 공문에 대해서 "김연경은 현재 페네르바체와 계약 중"이라며 "소집 공문을 흥국생명이 아닌 페네르바체로 보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인스포코리아 관계자는 "페네르바체에선 대표팀 차출 협조 공문이 올 경우 보내주는 게 맞다고 얘기했다"며 "김연경이 대표팀을 위해 뛰고 활약을 하는 게 당연하다"는 뜻을 전했다. 당초 국가대표팀 은퇴 불사라는 강경한 입장에서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난 셈이다.
한편 김연경은 "내 이익만을 위해 국가대표 신분을 이용했다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진심으로 원하는 건 선수들의 정당한 권리 회복과 최소한의 소통과 관심이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그는 "협회가 명확하게 답변을 해줄 거라 믿겠다"며 "현재 상황의 완벽한 해결을 위해 협회의 적극적이고 책임있는 역할을 기대한다. 그럴 경우 당연히 협회와 국가의 부름에 성실하게 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문구 해석과 적용을 두고 의견 차이가 있는 '원소속팀(club of origin)'을 정확하게 규정짓는 것이 당장 코 앞에 닥친 가장 큰 문제는 아니다. 어쨌든 코트에 나서 뛰어야 하는 김연경에게는 ITC 발급 이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그렇기 때문에 협회에게 공을 넘기고 다시 최종 답변을 기다리는 셈이다.
ITC 발급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받으면 된다. 서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시간은 여전히 남아 있다. 김연경 문제 해결에는 협회의 역할이 다시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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