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NC 다이노스가 또 한 번 9회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마무리로 자리를 잡아가던 이민호(20)가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NC는 지난 24일 삼성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3-2로 앞서던 9회말 3-3 동점을 내준 뒤 연장 10회말 최형우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3-4로 역전패했다. 올 시즌 벌써 26번째 역전패다.
올 시즌 역전패가 가장 많은 팀은 다름아닌 NC. 47패(28승3무) 중 역전패 비율이 55.3%에 이른다. 전체 패배의 절반 이상이 역전패라는 이야기다. 반면 역전승은 11차례로 한화 이글스와 함께 가장 적다.
역전패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뒷문이 부실하다는 뜻. 블론세이브 숫자에서도 NC는 13개로 롯데(15개)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9회 승부가 뒤집어지는 경우도 유독 많다. 마무리 투수가 김진성-이민호-이재학에서 다시 이민호로 바뀌었다는 점이 뒷문의 불안을 잘 설명해준다.
6월말부터 NC의 뒷문은 안정감을 찾아가는 것으로 보였다. 돌고돌아 다시 마무리 보직을 맡게 된 이민호가 든든히 제 몫을 해냈기 때문이다. 이민호는 마무리 재신임을 받은 이후 5세이브를 올렸다. 지난 12일 롯데전에서는 1점 차 박빙의 상황에서 등판해 세이브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민호는 24일 삼성전에서 9회말 3-2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했다. 마무리로 복귀한 이후 기록한 첫 블론세이브다. 팀도 결국 끝내기 패배를 당해 이민호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NC는 9개 구단 중 가장 안정적인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24일 현재 3.60으로 1위다. 후반기 들어서 치른 2경기에서도 찰리와 에릭이 나란히 7이닝 2실점으로 인상적인 피칭을 펼쳤다. 하지만 승리는 NC의 것이 아니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민호가 여전히 마무리 투수로서 성공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이민호는 9회말 동점을 내준 뒤 계속된 무사 1,2루 위기를 추가 실점 없이 넘겼다. 어린 나이지만 동점을 내준 뒤에도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위기를 헤쳐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더 이상 대안도 없다. 이미 세 차례나 마무리 투수를 교체한 NC다. 최근 불펜으로 전향한 손민한의 마무리 전환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장기적인 팀의 미래를 내다봤을 때 시속 150㎞의 강속구를 뿌리는 '영건' 이민호가 마무리로 자리를 잡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마무리는 투수들 가운데 누구보다 큰 부담감을 느끼는 자리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닌 이상 어린 선수들이 맡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고졸 2년차 이민호에게도 분명 무거운 짐이다. 그러나 팀을 위해서는 이민호가 이겨내야 한다. 블론세이브는 이민호가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한 성장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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