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불펜, 반갑다 '유원상의 세이브'

[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전반기 마지막 2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연장 승부 끝에 짜릿한 승리를 손에 넣었다. 유원상이 리드를 지키고 경기를 매조지해 더욱 반가운 승리가 됐다.

LG는 16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연장 11회초 터진 오지환의 결승 투런포가 승리의 결정적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11회말 2사 후 등판해 삼진을 잡아내며 경기를 끝낸 유원상의 투구 역시 LG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오지환의 홈런으로 5-3으로 앞서나간 LG는 9회부터 10회까지 1.2이닝을 던진 봉중근을 대신해 11회말 류택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류택현은 선두타자 손아섭을 좌전안타로 내보냈으나 용덕한을 삼진, 장성호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투아웃을 잡아냈다.

다음 타자는 우타자 김상호. LG 벤치는 승리까지 아웃 카운트 1개만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유원상을 구원 등판시켰다. 마운드에 오른 유원상은 공 5개만을 던지며 김상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경기를 매조지했다. 유원상에게는 시즌 첫 세이브가 기록됐다.

겨우 한 타자만 상대한 것이지만 이날 유원상의 등판에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부상에서 복귀한 뒤 처음으로 박빙 상황에서 등판해 자신의 임무를 다해냈기 때문이다. 비록 한 타자만을 상대했지만 큰 것 한 방이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엄연한 세이브 상황이었다.

사실 유원상의 컨디션은 아직 정상이 아니다. 이날 역시 LG 벤치는 류택현을 먼저 등판시킨 뒤 투아웃이 되자 유원상을 마운드에 올렸다. 아직은 유원상에게 1이닝을 온전히 맡기기에 무리가 따른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선두타자가 좌타자 손아섭이었기 때문에 좌완 류택현을 먼저 등판시킨 의도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유원상은 충분히 후반기를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불펜의 핵'으로 활약하던 지난해 주무기로 사용하던 시속 140㎞대의 슬라이더가 부활해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낸 것. 경기감각만 좀 더 찾는다면 지난해 보여줬던 활약의 재현도 기대해볼 수 있다.

다시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전반기 유종의 미를 향해 달려나가는 LG지만 불안 요소도 잠재해 있다. 바로 지쳐 있는 불펜진이다. 정현욱은 잦은 등판으로 구위가 시즌 초만 못하다. 최근 필승 공식으로 굳어지고 있는 이동현-봉중근 라인도 과부하 조짐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유원상이 정상 컨디션을 보인다면 지친 불펜진에는 그야말로 천군만마가 가세하는 셈이다. 김기태 감독도 유원상이 빨리 컨디션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에 예상보다 빨리 그를 1군 엔트리에 등록시켰다.

지난해 유원상은 4승 2패 3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2.19(74이닝 18자책)를 기록하며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은 1승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4.40(14.1이닝 7자책)의 성적에 그치고 있다.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유원상이 후반기 반격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