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올 시즌 LG 트윈스는 꾸준하다. 무섭게 치고 올라가다가도 더 무섭게 추락하는 예년의 패턴이 자취를 감췄다. 13일 현재 LG의 순위는 선두 삼성에 이은 2위. 3연패 뒤 곧바로 4연승을 달리며 위기론을 잠재웠다.
팀 성적에 흔들림이 없기 위해서는 주전 선수들의 성적이 꾸준해야 한다. 최근 LG가 그렇다. 그 중에서도 '4번타자'의 꾸준한 활약이 눈에 띈다. 오랜 유망주 생활을 청산하고 팀의 주축 선수로 도약한 정의윤이 바로 그다.
정의윤은 LG의 붙박이 4번타자다. 올 시즌 매 경기 달라지는 타순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LG지만 4번 타순만큼은 주인이 정해져 있다. 정의윤은 지난 5월29일 잠실 한화전에서 처음으로 4번 타순에 이름을 올린 이후 휴식을 취한 딱 한 경기(6월14일 잠실 넥센전)를 제외하면 전 경기 4번타자로 선발 출전하고 있다.
그만큼 김기태 감독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정의윤은 성적으로 그 믿음에 보답하고 있는 중이다. 13일 현재 정의윤의 성적은 타율 3할1푼5리(232타수 73안타) 2홈런 31타점 4도루. 타점수가 약간 적은 편이지만 팀에 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선수가 워낙 많은 탓에 타점 기회가 적었을 뿐이다.
그동안 정의윤은 올 시즌만한 활약을 펼친 적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정의윤의 페이스도 곧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실제로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했던 5월(타율 0.376), 6월(타율 0.338)에 비해 7월 타율이 2할대에 그치며 주춤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정의윤은 그 예상을 깨뜨리고 있다. 10일, 11일 NC전에서 이틀 연속 2타점(4타수 1안타)을 올리더니 13일 SK전에서는 4타수 3안타(1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팀의 4연승에 정의윤의 방망이가 힘을 보탠 것이다. 7월 월간 타율도 2할8푼1리(32타수 9안타)까지 끌어올렸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는 말을 야구계에서는 흔히 들을 수 있다. 한 시즌 내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무섭게 몰아치다가도 슬럼프에 빠지곤 하는 것이 타자들의 생태다. 좋은 타자들은 슬럼프 기간을 최소화하고 빨리 타격감을 찾는다.
그런 점에서 정의윤이 꾸준히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타격 10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모습은 의미있다. 지금까지의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과 함께 타자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LG로서도 정의윤이 4번타자로서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특유의 변화무쌍한 라인업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올 시즌 LG는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전반기 종료를 눈앞에 두고도 삼성과 선두 싸움을 펼칠 정도로 그 어느 해보다 가능성이 높은 상황. 그런 LG의 꾸준한 성적에는 마찬가지로 꾸준한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4번타자' 정의윤이 한 몫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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