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의 경쟁.' 신임 홍명보(44) 축구대표팀 감독의 2013 동아시안컵 엔트리 선발 원칙은 나이나 소속은 상관 없었다. 오직 현재의 실력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만 눈여겨 봤다.
홍명보 감독은 11일 경기도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동아시안컵에 나설 23명의 대표팀 엔트리를 발표했다. 2012 런던올림픽 아시아 3차, 최종예선 및 본선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다수 포함됐다. 평균 연령은 24.7세로 최강희 감독이 지휘했던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8차전의 26,2세 보다 1.5세 낮아졌다.
이 중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 김민우(사간 도스), 이용(울산 현대), 고무열(포항 스틸러스), 윤일록(FC서울), 김동섭(성남 일화) 등 6명은 대표팀에 최초로 발탁됐다. 경험보다는 최근의 경기력에 초점을 맞춘 선발이었다.
홍 감독은 "예비엔트리 40명 안에서 선수를 선발했다. 지금 당장의 동아시안컵보다 1년 뒤 (브라질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 줄 선수를 선발했다"라며 미래를 내다보는 선발임을 강조했다.
기존의 이동국(전북 현대), 곽태휘(알 샤밥) 등 노장급 자원들은 대거 제외됐다. 하지만, 홍 감독은 "젊다거나 노장이거나 하는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해외파, 국내파로 나누지도 않는다"라며 "어떤 선수가 브라질에서 잘 할 것인지에 대해서만 평가한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선수들 대부분이 200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이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에서 인연을 맺었다는 점을 부각시킨 홍 감독은 "이들이 얼마나 더 성장했는지 확인하면 1년 뒤를 예측할 수 있다. 누군가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고 또 몇 번 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라며 꼼꼼하고 확실하게 검증을 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물론 노장이라고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동아시안컵 이후 A매치에서 얼마든지 선발할 수 있다는 것이 홍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노장에게도) 언제든지 기회를 줄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에 기여한 선수들은 다 존중한다. 기회가 된다면 대표팀에서 함께 할 생각이다"라며 대표팀의 문은 열려 있음을 알렸다.
동아시안컵 대회에 대해서는 내용과 결과 모두 얻겠다는 생각이다. 홍 감독은 "매 경기 투혼을 발휘해서 신뢰를 얻을 좋은 무대라고 생각한다. 결과 예측은 어렵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은 오는 17일 소집 후 20일 호주와 첫 경기를 치른다. 기간이 짧아 대표팀의 색채를 제대로 낼 수 있느냐에 의문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홍 감독은 "3일 만에 결과물을 내는 것이 쉽지 않지만 48시간 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알고 있다. 내가 가진 경험과 매뉴얼을 동원해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아니라 만들어 내야 한다"라고 확신에 찬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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